매일 커피 볶는 남자 김용덕 씨의 발견
식을 때 드러나는 커피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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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에 온 열정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 강릉에 있는 커피 팩토리 테라로사의 김용덕 대표가 주인공이다. 9년 전 잘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커피에 ‘필’이 꽂혀 지금껏 달려왔다. 원두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기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었다는 그의 덤덤한, 그러나 뜨거운 커피 사랑 이야기. |
1 9년 전 잘 다니던 은행을 관두고 커피 볶는 일을 시작한 김용덕 씨. 좋아서 시작한 일이 지금은 전 세계에서 들여온 40종류의 원두를 볶는 커피 공장을 경영할 만큼 커졌다. 2 아래 세계 곳곳에 있는 유명한 레스토랑과 커피숍에서 모아 온 엽서들. 하나씩 살펴보면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생각해보면 커피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음료도 없다. 남녀가 처음 만나는 어색한 자리, 회의를 하거나 혼자서 책을 읽을 때, 휴식을 취할 때도 커피는 필수다. 여기, 아침에 눈 뜨자마자 양치질도 안 한 상태에서 커피부터 찾는 이가 있다. 강릉에서 커피 볶는 일을 하는 김용덕 대표가 그렇다. 커피 팩토리 테라로사. '비옥한 흙tera’에서 피어나는 ‘장미rosa’라는 의미를 지닌 2층짜리 목조 건물이 김용덕 대표의 보금자리다. 테라로사는 전 세계에서 들여온 40여 종류의 원두를 볶는 공장인 동시에 카페, 이탤리언 레스토랑, 베이커리이면서 또 시시때때로 음악회나 시낭송회 등이 열리는 문화 공간이다. “외국에는 지역마다 문화 활동을 펼치는 명소가 많아요. 강릉에도 그런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커피와 제대로 된 음식을 맛보면서 문화적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곳이요.” 김용덕 대표가 테라로사를 만들게 된 계기다.
그가 테라로사를 연 지 5년이 지났다. 지금은 마음이 내키면 배낭 하나 메고 어디로든 여행을 다니는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9년 전 그는 이마에 ‘성실’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은행원이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사표를 내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말렸다. 마흔살 때였다. 매일 반복적으로 ‘열심히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지겨워졌단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2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자 하여 건축학과에 학사 편입하여 공부와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부업으로 예쁜 레스토랑을 열었다. “처음부터 이탈리아 음식이나 좋은 커피를 선보일 생각은 없었어요. 그쪽은 무지했다고 하는 편이 낫겠죠. 경양식 집에서 나오는 비프스테이크나 돈가스 등의 음식을 했는데 장사는 잘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청담동에 있는 유명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갔다가 문화적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요리 잘하는 맛집이란 맛집은 대부분 다 돌아다녔다. 그것도 모자라 외국으로 미식 여행을 가기도 했다.
김용덕 대표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커피를 마시고 잠들기 전까지 커피를 마신다. 그가 시간대별로 마시기 좋은 커피를 알려주었다.
“식사가 아무리 맛있어도 마지막에 마시는 커피가 별로라면 좋았던 기억이 흐려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커피에 전념하기 시작했죠.” 손님에게 맛있는 후식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백방으로 커피숍을 수소문하며 다녔다. 그러다가 완전히 커피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 것. 우선 서울의 소문난 집 몇 군데를 갔다. 청담동의 ‘커피미학’(02-3440-0770), 사당동의 ‘엘빈’(02-597-4755), 부암동의 ‘클럽 에스프레소’(02-764-8719)와 같은 집도 그때 알게 되었다. “이 세 곳은 대부분의 커피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곳이지요. 커피미학은 서울에서 드립 커피를 제일 먼저 시작했어요. 클럽 에스프레소는 주인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이며, 울산의 ‘빈스톡’(052-267-7847), 경주의 ‘슈만과 클라라’(054-749-9449)도 이미 지방의 커피 명가로 이름 높은 집입니다.” 한국의 커피를 맛본 뒤 일본과 유럽, 미국 등의 커피숍과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일본의 커피 문화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나라보다 30년 정도 앞서 있더군요. 커피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태도도 우리나라와는 조금 달라요. 예를 들어 커피를 주문할 때 자신이 원하는 원두와 굵기까지 요구하지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을 미디엄으로 로스팅하여 중간 정도로 갈아서 보내주세요”(이런 곳은 제트 로스팅이라 하여 커피를 순식간에 로스팅한다)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주문을 받자마자 1분 30초 만에 원두를 로스팅하여 택배로 나가는 시간까지 30분이 채 안 걸려요. 얼마나 신선하겠어요. 커피숍 한 군데에서 1백30가지 이상의 원두를 취급하는 곳도 있어요.” 김용덕 대표는 대중적인 커피 문화가 부럽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은 신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많은데 일본에서 잘한다는 커피숍은 대체적으로 신맛을 잘 정제해서 내는 곳. 특히 완숙된 신맛은 커피원두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에스프레소의 원조국인 이탈리아에는 전설적인 카페가 무척 많아서 다니는 내내 행복했다. “이탈리아만 돌아다녀도 에스프레소를 이해할 수 있어요. 이탈리아는 모든 국민들이 커피를 즐기기에 평범하면서도 맛있는 대중적인 원두가 많아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 ‘카페 크레코Caffe Creco’(1760), 베네치아 최초의 커피숍 ‘쿼드리Quadri’(1683) 등은 문을 여는 순간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세월의 흔적이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베네치아의 ‘플로리안Florian’(1720)은 나폴레옹에게 점령당했을 때 항거한 역사적인 카페로 수많은 작가와 화가를 단골로 두고 있지요. 카사노바와 괴테가 이 집 단골이었고, 나폴레옹조차도 베네치아를 정복하자마자 가장 먼저 이곳으로 달려왔어요.”
김용덕 씨의 딸 민선 씨와 아들 민현 씨도 아빠만큼 커피를 좋아해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열리는 커피 전시회에 참여할 정도.
하루 여섯 잔은 기본 김용덕 대표는 이부자리에서 눈을 뜨자마자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신다. 양치질도 하기 전이다. 밤사이 잠자고 있던 혀에 커피가 닿는 순간, 원두가 품고 있는 순수한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그는 하루에 커피 여섯 잔을 기본으로 마신다. 테라로사에서 커피를 볶는 날이면 맛을 가늠하기 위해 열다섯 잔 이상 마실 때도 있다. 시간대별로 생체리듬도 달라지기 때문에 마시는 원두 종류도 달라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잔, 점심과 저녁 식사 후 한 잔, 그리고 끼니마다 한 잔씩, 마지막으로 자기 전에 한 잔 마시면 총 여섯 잔이 된다. 원두마다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원두를 맞춤식으로 다르게 하면 더 풍부한 커피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로 제 혀와 몸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음식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이니까요. 제가 아침에 주로 고집하는 원두는 수마트라입니다. 수마트라 커피는 향기나 맛이 강렬해서 일반인들에게는 오후에 잠을 깨우는 원두로 알려져 있지요. 흙냄새가 특히 좋은 커피로, 굵게 갈아서 드립 방식으로 마십니다.” 아침과 점심 사이에는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 모카하라를 블렌딩한 레귤러 커피를 마신다. 코스타리카는 다루는 이에 따라 맛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원두. 굵게 갈아서 빠른 속도로 내려 마시면 강한 보디감(입에서 느껴지는 농도)을 느낄 수 있다. 모카 계열의 커피는 조금만 넣어도 전체적인 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 ‘양념’ 커피다. “블렌딩을 할 때 어떤 커피는 50% 이상을 섞어도 맛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모카와 로부스타 같은 원두는 5%만 넣어도 커피 맛을 바꾸어놓습니다.” 점심에는 과테말라, 만델링, 모카하라, 브라질을 블렌딩한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테라로사의 베스트셀러인 에스프레소는 떫은맛과 쓴맛이 덜한 부드러움과 뒤따라오는 고급적인 향기로움이 특징이다. 과테말라는 달콤한 초콜릿 향과 스모키 향이 나며, 부드러운 커피의 대명사인 모카하라는 와인처럼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원두는 불에 오래 볶을수록(강배전이라고 한다) 색깔, 향, 맛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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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때 드러나는 커피본색 |
커피 한 잔에 온 열정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 강릉에 있는 커피 팩토리 테라로사의 김용덕 대표가 주인공이다. 9년 전 잘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커피에 ‘필’이 꽂혀 지금껏 달려왔다. 원두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기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었다는 그의 덤덤한, 그러나 뜨거운 커피 사랑 이야기. |
1 프랑스 리모주, 로얄 코펜하겐, 파라곤, 마이센 등 명품 브랜드에서 나온 오래된 앤티크 커피잔들. 처음에는 보는 눈이 없어서 필요 이상으로 가격을 지불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웬만한 전문가 못지않은 눈썰미가 있다. 이곳에서는 앤티크 잔에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부릴 수 있다. 2 손님이 주문하는 동시에 원두를 갈아서 커피를 내린다. 김용덕 대표 외에도 숙련된 바리스타가 항상 대기 중이다.
김용덕 대표는 강하게 볶은 모카하라와 수마트라 원두를 즐긴다. “수마트라와 모카하라로 그 집 실력을 알 수 있어요. 두 가지 모두 과육 자체가 단단하고 알의 크기와 수분율이 일정치 않아 무척 다루기 까다로운 원두거든요.” 하루 중 몸이 가장 노곤할 때가 점심과 저녁 사이다. 이럴 때는 몽롱한 몸 상태를 깨워줄 만한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싱그러운 과일 향기가 묻어나는, 가장 아프리카답다는 평을 듣는 케냐 원두가 등장하는 시간도 이때다. “케냐는 진하게 먹기 위한 커피지요. 기본적으로 잘 익은 과일의 신맛이 느껴집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아메리카노 스타일의 커피를 마신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아메리카노 스타일의 레귤러용 원두는 탄자니아. 헤밍웨이가 ‘아프리카의 신사’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지만 김용덕 대표는 부드럽기만 한 탄자니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대신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이나 코나, 모카하라, 시다모, 이르가체페 등의 원두를 선호한다. 특히 시다모와 이르가체페는 원두 중에서도 카페인 함량이 가장 적은 원두에 속하기 때문에 보리차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다. 자기 전에는 카페인이 적고 부드러운 커피가 알맞다. 자연적인 카페인 함량이 가장 적다고 일컬어지는 3대 커피인 이르가체페, 시다모, 미소레를 중심으로 중배전한 하와이 코나 정도를 더하면 된다.
커피는 기호 식품으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김용덕 대표가 처음 커피에 빠져들었을 때는 강한 향기와 맛을 추구했다. 일본에 숯처럼 검게 태운 커피 집이 있었는데 그 집 커피가 그렇게 맛있더란다. 강렬한 커피는 혀를 사로잡는 매력은 있는데 금세 질려버린다. 그가 요새 추구하는 커피는 ‘평범하면서도 맛의 깊이가 느껴지는 커피’인데 그것이야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는 일부러 커피를 식혀서 마시기도 한다. “좋은 원두일수록 식혀서 마실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식은 커피는 화장을 지운 여자의 얼굴 같아요. 본색이 드러나지요. 맛있는 커피는 차게 먹어도 향기가 느껴집니다.” 김용덕 대표는 커피는 와인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한다. 한 잔에 담긴 맛과 향이 수십 가지 언어로 표현될 수 있고, 그에게 원두마다 지닌 고유의 성질을 즐기는 것은 하나의 큰 즐거움이다. 그러나 (김용덕 대표가 생각하는) 커피와 와인의 다른 점 하나. 와인은 음식을 곁들이면 그 맛이 더욱 향상되지만 커피는 그렇지 않다. 설탕 자체가 원두 고유의 맛을 방해한다고. 그러나 좋은 커피에 대한 정의는 없으니 ‘2백 원짜리 달달한 자판기 커피를 좋아한다’고 하여 비난받을 일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요즘에는 원두 분쇄기와 간단한 로스터, 에스프레소 머신 등을 갖춘 집도 많다. 김용덕 대표가 알려주는 맛있는 커피 즐기는 법. 우선 원두는 볶은 지 15일 이내의 것을 사용하고 먹기 직전에 갈아야 향이 날아가지 않는다. 두 번째, 한 번 내릴 원두량은 적어도 10g을 준비할 것. 일반 호텔에서 5~8g, 커피 전문점에서는 10g을 쓰는데 원두 양을 많이 하고 내리는 시간을 짧게 할수록 커피가 맛있어진다. 이때 물의 양은 150cc로 내리고 120cc만 추출한다. 마지막으로 커피는 3분 이내에 내린다. 그래야 떫은맛이 덜하고 카페인 함량도 적다. 이 두 가지는 물에 가장 늦게 녹아 나오는 성분이기 때문에 물이 원두에 닿는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용덕 대표는 보통 30g의 원두를 1분 이내에 내린다.
1 일본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에 있는 전설적인 카페를 돌면서 모은 흔적들. 유명한 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알려져 있지 않은 커피숍을 발견하는 일이 더욱 기쁘다고 한다. 1백 년 이상 된 집들 중에는 아직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숨겨놓은 보석 같은 집이 많다고. 2 테라로사의 온실에서 자라는 커피나무. 3 테라로사에서 로스팅한 원두는 15일을 넘기는 법이 거의 없다. 신선함을 자랑하는 이곳 원두는 대한민국 3백여 곳의 레스토랑과 호텔 등으로 나간다. 4 본격적으로 커피 공부를 시작하면서 한두 권 씩 모은 전문 서적.
대물림하는 커피 사랑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두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면 세계적인 맛집 ‘엘 불리El Bulli’ 있다. 2년 내 예약이 다 차 있는 이 집은 27가지의 코스 요리를 네 시간에 걸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김용덕 대표는 음식 하나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그 시골로 가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레스토랑이 각광받는 것이 셰프 실력이 매우 뛰어나거나 온 실내를 금으로 도배할 정도로 인테리어가 훌륭하기 때문만은 아닐 터. 솜씨는 기본, 분위기와 서비스, 그리고 오래된 역사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서로 어우러지면서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김용덕 대표가 꾸미고자 하는 공간 역시 커피를 매개로 하여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곳이다. 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축적한 경험이 테라로사에 녹아 있다. 자체적으로 베이커리가 있어 매일 빵과 케이크를 굽고 홈메이드 스타일의 푸짐하고 담백한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1년에 서너 번 음악가와 시인들을 초청하여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이때는 커피 포대를 층층이 쌓아 좌석을 만들고 관객들에게 신선한 커피와 빵을 제공하기도 한다. 얼마 전 김용덕 대표의 딸 민선 씨는 일주일 정도 미국에서 열렸던 커피 전시회SCAA를 다녀왔다. 아들 민현 씨도 마찬가지. 둘 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음악도이지만 커피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틈만 나면 서빙을 하고 커피를 내려 손님들에게 선보인다. 정성껏 내린 커피 한 잔에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미소를 보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사람들의 흐뭇한 얼굴을 보면서 왜 아버지가 강릉에 문화 명소를 꾸미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스스로가 좋아서 매달린 일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테라로사에서 선보이는 원두는 40여 가지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원두를 보유한 곳 중 하나이다. 그러나 커피에 ‘올인’하는 아버지와 아들, 딸을 보고 있자니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1백 종 이상의 원두를 전시해놓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커피 전문점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김용덕 대표가 추천하는 테라로사의 인기 원두 블루마운틴 풍부한 향과 균형 잡힌 맛으로 커피의 황제라고 한다. 저녁 식사 후 시다모, 이르가체페 등의 원두와 블렌딩하여 아메리카노로 마신다.
탄자니아 아프리카의 신사라고 하는 탄자니아는 과일 향이 싱그러운 원두. 그러나 김용덕 대표는 ‘무작정 부드러운 그 맛’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코나 하와이산 원두로 고급스러운 신맛이 난다.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내 한정희 씨도 코나는 즐겨 마신다.
케냐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원두로 잘 익은 과일에서 나는 신맛이 난다. 점심 식사 후 진하게 내린 케냐로 식곤증을 물리친다.
수마트라 만데링이라고도 하는 수마트라는 남성다운 커피로 보디감이 강하다. 슬며시 올라오는 흙냄새가 매력 만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원두라고.
과테말라 초콜릿 향기와 매캐한 스모키 냄새가 난다. 허기가 돌 때 마시면 그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바니마타리 고급스러운 맛과 향기 때문에 모카커피(모카에서 생산되는 원두를 총칭) 중 최고급으로 친다.
이르가체페 오묘한 풍미와 과일 향기가 와인을 닮은 원두.
시다모 카페인 함유량이 가장 낮은 원두로 스파이시하면서 꽃 향기가 난다. 잠들기 전에 주로 마신다.
모카하라 향과 맛이 섬세한 모카하라는 가장 여성적인 원두로 알려져 있다. 수마트라와 더불어 김용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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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Life is a long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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