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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탄생’ 비밀의 문 열리나

강개토 2010. 9. 25. 15:16

[서울신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최근 양성자 충돌 실험과정에서
우주 탄생 직후에 존재했을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했다.
이로써 우주 탄생 기원인 '빅뱅'(우주 대폭발)의 비밀이 풀릴지 세계 과학계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CERN은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서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에 설치된
세계 최대 규모의 강입자가속기(LHC)로 양성자 충돌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소립자들이 생성되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CERN은 지난 3월
약 27㎞ 길이의 LHC 터널에서
각각 3.5TeV(테라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가속기 내부에서 양성자가
충돌하면서 튀어나오는 소립자들이 빅뱅 때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데 주목,
이후 우주 탄생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이 실험을 계속해 왔다.

새로운 충돌 현상이 관측된 곳은
LHC의 6개 검출기 가운데 우주에 생명체를 존재하게 한 가상입자로서
'신의 입자'로도 불리는 히그스 입자를 얻어 내는 CMS 검출기.
 
CMS 검출기의 선임연구원이자
CERN 대변인인 귀도 토넬리 박사는
"새롭게 발견된 충돌 현상은 지난 7월 중순의 분석에서도 나타났던 것"이라며
"연구원들이 아직 이 현상에 대한 점검과 토론을 계속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이번 발견이 현대 물리학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브룩헤이븐 연구소의 라주 베누고팔란 박사는
"CERN의 이번 실험 결과는 양성자들이 충돌 과정에서
폭발적인 양적 에너지를 분출한다는 사실을 처음 보여 준 것"이라며 흥분했다.

CERN 측은
충돌 입자들이 빅뱅 직후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존재했던
'뜨거운 고밀도 물질'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물질은 우주를 구성하는 액체와 가스, 고체들이
어떻게 생성됐는지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더 복잡한 구조의 핵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키면
전혀 새로운 물리학적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과학계는
빅뱅 당시의 상황을 가장 정확히 구현할 수 있는 양성자 충돌 에너지를 14TeV로 규정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