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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기자 "이동국, 라이언 킹인줄 알았더니 품바"

강개토 2008. 4. 14. 22:28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이동국(29, 미들즈브러)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목적지를 찾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유력지 < 가디언 > 의 기자가 " 이동국은 심바의 탈을 쓴 품바였다 " 고 혹평했다.

 

 

< 가디언 > 의 사이먼 번튼 기자는 14일 국내 포털사이트 < 엠파스 > 에 기고한 '심바의 탈을 쓴 품바 이동국'이라는 제목의 컬럼에서

이동국이 보로 입단 당시 클럽과 현지팬들로부터 받았던 환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력으로 실망만 남겼다며 이동국의 1년 여를 엄격하게 평가했다.

이 글에서 그는 이동국의 별명 '라이언킹'과 동명인 만화영화에서 이동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캐릭터는

'낙천적이지만 전혀 재능없는 돼지 품바 뿐'이라는 독설도 서슴지 않았다.

번튼의 글은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국 언론이 이동국을 어떤 시선으로 대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번튼은 이동국이 입단 초기에 골을 넣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것이 장기적인 부진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선수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번튼은 " 미들즈브러의 그 누구도 이동국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지 않는 것 같다 " 며

국가대표로 인지도를 쌓은 선수치고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 놀라워했다.

여기에 " 더 놀라운 것은 한 나라의 국가대표라고 보기에는 실력이 너무도 부족했다 " 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한국인이 읽기에 민망할 정도로 냉혹한 뉘앙스다.

" 잉글랜드 축구계 내부에서도 그다지 많은 친구를 사귄 것 같지 않다 " 며 이동국의 소극적인 자세를 꼬집기도 했다.

번튼은 이동국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 아마도 이번이 그의 이름을 언급할 마지막 기회일 것 같기 때문 " 이라고 밝혔다.

이어 "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역대 최악의 스트라이커를 꼽을 때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것이고

그의 형편없는 경기력이나 기회를 날려버린 일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을 것 " 이라며

" 즉, 누구도 그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 라는, 뼈아픈 말로 끝을 맺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유망주에서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공격수라는 나락으로 떨어지며 실패자의 딱지를 안게 된 이동국.

선수 생활 최대의 시련기를 맞이한 그에게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위기의 이동국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