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만화에서 돈을 캔다
지자체-부천시 만화로 인한 경제효과 2조 8800억 수출액-만화 수출액 190만달러…파생시장은 20배 캐릭터-뿌까 112개국 캐릭터 수출로 연 2000억 매출 영화-제작비 50억 투자한 타짜, 지금까지 350억 수익 드라마-궁·풀 하우스 드라마 수출로 50억 벌어들여 해외사례-프랑스 앙굴렘은 만화축제로 관광객 40만
풀하우스의 수출, 올드보이와 타짜의 성공으로 만화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연극, 영화, 드라마, 게임, 캐릭터 시장까지 만화가 근간이 되는 사례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만화산업 또한 온라인을 기반으로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만화가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국내 CEO들 사이에서 <미스터 초밥왕>과 <신의 물방울>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는 만화 출판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 다른 문화콘텐츠 사업의 소재로 만화가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만화로 인한 경제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프랑스 파리에서 450km 떨어진 인구 6만의 소도시 앙굴렘. 프랑스의 대표작물인 포도조차 자라지 않는 이 도시는 문화축제를 여는 세계 각 도시의 표본이 되고 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앙굴렘을 찾는 한해 관광객 수만 무려 40만명에 달하는데, 이는 매년 개최하는 만화축제의 역할이 컸다. 국내에서도 제 2의 앙굴렘을 표방하는 도시들이 있다. 부천, 춘천, 대구, 전주 등이다. 이 가운데 둘리 거리를 조성하고 만화정보센터를 개관한 부천은 만화로 인해 도시 이미지가 상승하고 지역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제 2의 앙굴렘에 바짝 다가선 상황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에서 발간한 만화문화 연구에 따르면 만화를 지역 특화 산업으로 육성해 2010년 부천시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2조8864억원이다. 여기에 8만6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의 전유물로 생각됐던 만화는 이제 하나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만화가 역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인기 만화가 드라마나 영화, 또는 게임이나 캐릭터로 재가공되는 일이 늘고 있다.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한 해 벌어들이는 연봉은 얼마나 될까? 자그만치 60조원에 달한다. 미국과 일본 등 만화 선진국에서는 이미 만화를 다른 콘텐츠에 접목시키는 사례가 보편화된 상태다. 미국은 원작만화보다 오히려 영화가 더 인기를 누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슈퍼맨의 원작 만화가는 몰라도 슈퍼맨은 누구나 아는 캐릭터가 된 것이 대표적.
엄밀히 말하자면 만화는 아니지만 플래시 애니메이션인 뿌까가 지난해 해외 112개국에 수출되면서 거둔 연 매출은 2000억원이다. 뿌까는 최근 디즈니 계열에서 480억원을 지원받아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에 돌입한 상태로 제 2의 미키마우스 신화를 열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다.
추석에 개봉해 18세 이상 등급 중 역대 2위의 흥행 기록을 세운 타짜가 10월 중순 기준 벌어들인 수익은 350억이며 2000만원에 일본 만화 판권을 사와 영화화된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물론 60개국에 수출되는 쾌거를 거뒀다.
게임 시장 또한 만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동명의 만화를 게임화한 라그나로크는 한해 수출액만 400억원 수준이며 리니지는 해외 로열티 수입으로 220억원을 거둬들인다.
만화가 원소스 멀티 유저의 대표 콘텐츠로 부각되는 이유는 다양한 산업으로의 접목이 가능하고 성공률 또한 높기 때문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김진규 본부장은 “만화는 스토리가 탄탄해 드라마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의 기초로 적합하다. 또 게임 기획자들 또한 게임의 판타지적인 이미지를 잘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만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날로 늘고 있다.”고 만화의 활용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만화가 다른 문화 콘텐츠로 확대되는 것과 반대의 경우도 최근 속속 눈에 띈다. 드라마 대장금과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만화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이 그 예다.
만화 출판은 침체기로 접어들어
만화가 다양한 콘텐츠의 소스가 되는 것과 달리 만화 출판은 성숙기를 지나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만화 출판물의 수출액은 190만 달러로 2001년 69만 달러에 비해 대폭 증가했으나 국내 만화 출판물 수는 2001년 6978권에서 2005년 4558권으로 크게 감소했다. 부천만화정보센터 관계자는 “출판 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있다. 만화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전체 시장은 온라인만화 포털과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확대되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나 미국의 사례를 들자면 하나의 만화가 문화콘텐츠화될 때 얻는 시너지는 만화가 얻는 부가가치의 20배에 달한다. 7000억원에 달하는 만화시장에서 현재 문화콘텐츠로 활용되는 사례는 채 5%도 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만화 시장의 잠재력을 수천억 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이는 한국 만화 열풍이 반가운 이유는 단 몇 억의 수입이 아닌 수천억으로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INTERVIEW| 한국문화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 김진규 본부장
“만화는 모든 창작물의 모태”
-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만화의 역할은. 만화는 타 장르 작품으로 창작, 확장될 수 있는 원작산업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궁을 제작한 에이트 픽스는 궁의 성공으로 차기 작품 또한 만화에서 찾고 있다. 국내의 경우 풀하우스 이후 만화 붐이 일고 있지만 아직 성숙기는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만화의 활용은 더 늘어날 것이다.
- 문화콘텐츠 산업 중 만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은. 애니메이션, 방송, 영화가 대표적이다. 아기공룡 둘리나 검정고무신, 머털도사 등은 애니메이션화되면서 만화 원작과 캐릭터로서의 가치도 올라간 경우다. 궁, 불량주부, 풀하우스, 다모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시청률도 높게 나타났다. 영화는 다세포 소녀, 타짜, 바보 등 다양한 소재의 발굴이 이뤄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 만화 원작의 수출도 늘고 있다고 들었다. 드라마가 먼저 소개된 <풀하우스>는 중국에 해적판이 돌 정도로 인기다. 라그나로크는 전세계에서 권당 10만부 이상이 판매됐고 최근에는 <천추-김병진, 김성재 작>가 20개국으로 수출됐다. 천추는 로열티 수익만 20억원 이상 이다. 이 외에서 <단구-박중기 작>, <궁-박소희 작>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우리만화에 대한 해외 반응도 궁금하다. 국내 만화 시장 규모는 일본에 이어 미국과 함께 시장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해외 전시회에 한국 만화를 알리면서 일본의 망가와 다른 신선함을 어필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코믹콘에서는 106만달러,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는 125만달러의 계약고를 올렸다. 진흥원에서 우선 만화가와 드라마, 영화 제작사 관계자, 게임개발자 등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양산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부천만화정보센터 등과 공동으로 11월 3일 만화의 날을 전후해 만화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연재할 공간인 코믹타운(www.comictown.co.kr)을 오픈할 계획이다. 만화잡지의 창간과 해외에 한국만화를 소개하는 출판물을 발간하는 것은 물론 만화산업 백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 진흥원의 만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은. 진흥원에서 우선 만화가와 드라마, 영화 제작사 관계자, 게임개발자 등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양산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부천만화정보센터 등과 공동으로 11월 3일 만화의 날을 전후해 만화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연재할 공간인 코믹타운(www.comictown.co.kr)을 오픈할 계획이다. 만화잡지의 창간과 해외에 한국만화를 소개하는 출판물을 발간하는 것은 물론 만화산업 백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
http://www.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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