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진압 작전이 시작됐다... "해산 않으면 검거"

강개토 2008. 6. 7. 05:32
취재 - 황방열 손병관 전관석 박상규 선대식 송주민 / 총괄 김병기 김미선

사진 취재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기자


동영상 취재 : 김윤상 김호중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 총괄 이종호 기자


편집 - 김덕련 조명신


 

▲ 분노한 촛불의 바다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둘째날인 6일 저녁 촛불을 든 시민, 학생들이 서울시청앞 광장과 덕수궁부터 세종로네거리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 유성호

 

[49신 : 7일 새벽 4시 50분]



진압작전이 시작됐다... "해산하지 않으면 검거"



"지금부터 뒤로 물러서지 않으면 검거하겠습니다. 전경은 아무 죄가 없습니다. 미는 행위를 중단하고 이제 그만 해산하십시오."


방송 차량에서 울려 퍼지는 경고 방송과 함께 경찰의 진압이 시작됐다.

7일 새벽 4시 20분, 새문안교회 뒤편 골목에서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던 전경은 시민 500여 명의 앞쪽과 오른쪽에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순간, 새문안교회 뒤편 골목은 아수라장이 됐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넘어지고, 이 와중에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서 욕설도 오갔다.

특히 이들이 대치 중인 곳에 계단이 있어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상황. 뒤쪽에 있던 시민의료지원단도 분주해졌다.


경찰은 이어 "여성 분들은 다치니까 뒤로 빠져주세요" "버스 위에 있는 기자들도 내려오십시오.

검거에 들어가겠습니다"라는 방송을 연달아 내보내고 있다.


그리고 지금 바로 나온 방송은 이렇다.


"여러분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현행범으로,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뒤로 물러서지 않고 미는 행위를 계속할 시에는 검거 담당 부대를 투입해 검거 작전에 들어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불법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시민들의 맨 앞쪽엔 예비군 '부대'가 나와 군가를 부르며 맞서고 있다.

나머지 시민들은 경찰 방송에 맞서 "너희가 불법이고 우리가 합법이다",

"이명박이 불법이고 시민들은 합법이다",

"이명박은 군대 면제, 어청수 아들도 군대 면제",

"이명박은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경찰 검거조도 조금씩 앞으로 배치되고 있다.


7일 새벽 4시 50분, 경찰의 경고 방송이 또 나왔다.


"여러분 주위를 보십시오.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5분 후에도 해산하지 않으면 전원 검거 조치 하겠습니다.

경찰 차량 위에 올라가 있는 시민들도 속히 내려와 주십시오."


시민들은 스크럼을 짜면서 대비하고 있다.




[48신 : 7일 새벽 3시 10분]



"전경들을 끌어내자"... "하지만 폭력은 절대 금물!"



새문안교회 뒤편 골목길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촛불의 물결도 성난 파도처럼 계속 이어진다.


시민들은 좁은 골목길임에도 방패로 무장한 전경들을 밀어내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폭력 행위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전경대원 한 명이 시민들 속으로 끌려 들어오자, 시민들은 그에게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며 장비를 추스르게 했다.

그러고는 안전하게 다시 전경 대오 속으로 돌려보냈다.

대치 중에 전경의 방패가 시민 쪽으로 넘어오면 다시 돌려주는 모습도 보인다.


몸싸움을 벌이다가 전경과 시민이 함께 넘어지는 상황에서는 서로 거리를 두며 다치지 않게 조치하고 있다.

손을 들어서 뒤쪽에 있는 사람에게 "더 이상 밀지 말라"며 전경들의 행동을 자제시킨다.

전경들도 연행 등의 강한 조치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인지 시민들의 분노는 눈앞의 전경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경찰 수뇌부 쪽으로 표출되고 있다.

"전경들도 민주 시민!", "전경에게 반말하지 말라", (경찰 지휘부를 향해) "철수 명령을 내려라",

"이명박은 물러나라"는 구호들이 지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고 있다.


이제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며, 전경들을 에워싼 채 한 명씩 오른편으로 끌어내고 있다.


한편 광화문 네거리 서대문 방면의 오피시아 건물 맞은편에서 전경과 대치 중이던 시민 2000여 명은 전경 버스 한 대를 더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인근 빌딩 유리창이 깨지고 버스가 전봇대에 부딪혔다.

현재 시민들은 버스 안의 전경들을 끌어내는 등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로 곳곳 가로막은 전경 버스... 빵과 물도 쌓여 있어


[경찰 방어막 뒤쪽은 지금] 이중, 삼중으로 철통 봉쇄


7일 새벽 4시 현재 청와대로 가는 길은 완전히 막혀 있다.

내수동과 이순신 동상 뒤쪽 곳곳에는 전경 버스가 지그재그 형식으로 도로를 완전 차단했다.

곳곳에 전경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현재 경찰 쪽은 교대가 한참 진행 중이다. 

전경차들은 시위대의 밧줄에 넘어가지 않도록 후미에 배치된 차들과 철재 와이어로 견고하게 묶여 있는 상태다.


내수동 안쪽에서는 일반인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

세종문화회관 쪽의 4개 소대 전경들은 충돌이 없기 때문인지 4열 종대로 줄을 맞춰 길바닥에 누워 잠을 자고 있다.

골목을 지키는 전경들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자는 전경들도 있다.


현재 세종로 사거리 안쪽 도로는 전면 교통이 통제돼 있지만, 지하도에는 간간히 차가 다니고 있다.


이곳에는 간이화장실도 있다. 곳곳에는 전경들이 먹을 수 있는 물과 빵이 쌓여 있다.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모르겠지만 대형 크레인도 배치돼 있다. 


'경희궁의 아침'에 사는 주민 김아무개씨는 "앞으로 며칠 동안 이렇게 갇힌 생활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시위하는 주민들이 이쪽으로 몰려와도 걱정이고 전경이 이렇게 경비를 서도 걱정이다.

빨리 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 광화문 일대가 조용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의료지원단은 이쪽에도 배치돼 다친 전경들을 치료하면서 초콜릿을 나눠주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3일째인 7일 새벽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새문안교회 뒤쪽에서 대치하다가 전경대원을 한 명씩 끌어내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번째날인 7일 새벽

서울 세종로네거리에 모인 시민,

학생들이 청와대 방향 골목길을 가로막은 경찰버스를 밧줄을 걸어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 번째날인 7일 새벽

서울 신문로 한글회관 앞에서 시민, 학생들이 경찰버스를 끌어내려 하자 절단기를 든 경찰이 밧줄을 끊으려 하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 번째날인 7일 새벽

서울 신문로 한글회관 앞에서 경찰 버스를 끌어내려는 시민, 학생들에게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 권우성

[47신 : 7일 새벽 2시 20분]


험악해지는 몸싸움... "시민 여러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시민과 경찰과 심하게 뒤엉켜 있어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현재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과 이를 막는 경찰이 격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곳은 3군데다.

한글회관 앞길과 새문안교회 뒷길, 그리고 새문안교회와 광화문 사거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샛길이다. 


7일 새벽 1시 40분 현재, 광화문 새문안교회에서 세종문화회관으로 진입하는 골목길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상태다.

시민 5백여 명과 전경 5백여 명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꽉 낀 채 대치하고 있다. 


전경과 대치하고 있는 사람들은 예비군 부대를 비롯한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여성들은 버스 뒤편에서 "힘내라"고 외치고 있다.

기자들은 전경 버스 위를 비롯해 곳곳에서 취재 중이다.


대치 중인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나라! 이명박은 물러나라! 훌라훌라"를 외치고 있고,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연신 안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경찰의 안내 방송은 '과잉 진압'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시민 여러분, 안전을 위해 2미터만 뒤로 물러나 주세요. 몸을 부대끼고 있으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우리 대원들도 안전을 위해 거리를 유지하겠습니다."


시민들과 전경들은 몸싸움이 격렬하지 않을 때는 뒤쪽에 있던 시민들이 보내온 생수를 나눠마시는 등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몸싸움이 세게 붙으면 다시 긴장감이 돈다.


인근 오피시아 빌딩 맞은편에서도 시민 2천여 명 정도가 전경들과 대치중이다.

시민 100여 명은 전경 버스 앞으로 나와 밧줄을 버스에 묶고 끌어당겼고,

40여 분 만에 전경 버스를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민들은 처음엔 사람 3명이 나란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만 버스를 밀어낸 채 전경들과 대치했으나,

7일 새벽 2시경 버스를 완전히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글회관 앞길은 전경버스 한 대로 꽉 막힌 상태다.

시민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버스에 밧줄을 매달아 넘어뜨리려고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또 이곳에서는 전경이 시위대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했다.


1시간 이상 이곳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던 시위대는 대부분 오피시아 빌딩 쪽으로 이동한 상태다.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삼일째인 7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새문안교회 뒤쪽에서 경찰들과 대치하여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유성호

[46신 : 7일 새벽 1시 20분]



"우리가 불이냐? 왜 소화기를 뿌려"


한글회관 쪽은 격한 대치... 새문안교회 안쪽에선 일부 시위대 '뚫었다'



한글회관 앞길에서는 시민과 경찰의 격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곳곳에서 아우성과 구호가 난무하고 있다.


우선 한글회관 앞길의 시위대는 전경 버스의 철망을 해체하고 유리를 부쉈다.

시민들은 밧줄을 이용해 차를 넘어뜨리려 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맞서 전경들을 경찰 버스 안에 태워 차가 넘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두 차례 소화기를 분사했다.


이에 시민들은 우리가 "불이냐, 소화기를 왜 우리에게 뿌리냐"며 항의했다.

또 시민들은 일제히 "얘들 빼"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 지휘부를 향해 대원들이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방송차를 이용해

"시민 여러분, 시민 여러분은 지금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낸 차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이건 평화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커터기를 든 전경을 투입해 시민들이 버스에 동여맨 밧줄을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시민들은 커터기 3개를 빼았았다.


한편, 7일 새벽 1시 무렵 새문안교회 앞 대치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500여 명의 시민들이 버스와 골목 사이의 2미터 틈을 뚫고 나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골목을 빠져나와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향하는 길 앞에서 이곳에 있던 다른 시민들과 함께 전경과 다시 대치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대로변은 이미 전경차로 봉쇄된 상태다.

시민들의 맨 앞에는 예비군 복장의 시민들이 섰다. 그리고 뒤에서는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좁은 골목을 통해 빠져나오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삼일째인 7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새문안교회 뒤쪽에서 경찰들과 대치하여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삼일째인 7일 새벽

새문안교회 뒤쪽에서 한 전경이 시민들과 몸싸움을 하던 도중 부상을 당해 119구급대원에게 옮겨지고 있다.

ⓒ 유성호

[45신 : 7일 새벽 1시]



"청와대로 향하는 길을 뚫어라"


새문안교회 안쪽과 한글회관 앞길에 집결한 시위대



한글회관 앞길과 새문안교회 안쪽에 모든 시위대가 몰리고 있다.

한글회관 앞쪽에 있는 시위대는 전경 버스에 밧줄을 동여매고 넘어뜨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고,

새문안교회 안쪽에서도 버스 틈 사이로 빠져나가려는 시위대와 경찰이 엉켜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있던 거의 모든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두 곳을 '지원'하기 위해 집결했다. 


7일 새벽 0시 40분, 새문안교회 앞.

시민들과 전경들의 새문안교회 앞 골목 대치 상황이 1시간 40여 분 동안 이어지는 가운데,

내리막길에 서 있던 전경들의 위험은 다소 줄어들게 됐다.


전경들은 시민들의 힘에 밀려,

골목 앞에 가로질러 놓은 전경 버스 앞까지 밀려났다가 방금 전 전경 버스 뒤로 물러났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시민들의 힘이 컸다. 조금 전까지 진행된 상황을 재구성해 보자.


5분 전, 경찰의 방송 차량이 도착해 안내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뒤로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미는 행위를 하면 다칠 수 있습니다.

왔던 길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전경들은 여러분들의 적이 아닙니다.

비폭력을 외치는 여러분들의 이런 행위는 또 다른 폭력이 됩니다.

전경들을 계속 밀면 여러분의 안전도 위험합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방송 듣기 불편하다"며 "전경들을 뒤로 빼서 안전하게 해줘라"라고 맞섰다.

이어 "전경들을 빼주세요", "전경들 불쌍하다, 빨리 뒤로 빼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천천히 전경들을 밀어냈다.


잠시 뒤 현장의 경찰 지휘관이 나서서 확성기로 방송했다.


"우리가 나갈 테니 이제 진정하세요."


이제 시민들과 전경들은 버스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와 전경은 계속해서 팽팽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44신 : 7일 새벽 0시 10분]



시위대 "오늘은 꼭 청와대로 가겠다"


경찰, 소화기 뿌리며 방어... 주민들은 "집에는 가야할 것 아닌가" 항의



치이익~.


6일 밤 11시 50분께 구세군 회관 뒷길에서 경찰이 소화기를 분사했다.

세종문화회관 뒤쪽으로 들어가는 샛길이 뚫렸다는 소식을 듣고 급작스럽게 몰린 수만명의 시위대는

"청와대로 가겠다"면서 뒤로 물러나서 대치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했다.


시위대는 "오늘은 꼭 청와대로 가겠다", "경찰들도 방패를 내려놓고 동참하라",

"이명박 정부의 수명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뒤쪽에 있는 시위대는 '님을 위한 행진곡'과 '아침이슬' 등의 노래를 부르며 앞쪽에서 경찰과 실랑이하는 시위대를 격려하고 있다.


경찰의 철벽 봉쇄로 내수동 등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조수연(24)씨는 "집에는 들여보내줘야 할 것이 아니냐"면서 경찰을 향해 분통을 터트렸다.


내수동에 살고 있는 다른 주민들도 밖으로 나와 "우리도 꼼짝없이 갇혀 있다"면서 시위대를 향해 "어떻게 힘 좀 써보라"고 말했다. 



한편, 자정 경 새문안교회 앞에서 전경과 대치중인던 시위대 중 1명이 몸싸움 도중 경찰에 연행됐다.

시민들은 "할아버지 풀어줘라, 훌라 훌라"를 연호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 번째날인 7일 새벽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 학생들이 오마이뉴스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권우성







"버스 끌어내자" vs "평화시위 하자"


전경버스 치우다가 '길거리 난상 토론'


밤 11시30분 연합뉴스사 앞. 시민 1500여명은 경찰버스를 밧줄에 묶고 당겼다.

이들은 그 전에도 밧줄을 묶고 전경버스를 끌어 당겼지만 밧줄이 끊어져 차벽을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


그런데, 이 경찰버스를 밧줄로 묶는 시위방법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20여분 전, 대학생 20여명이 경찰버스에 밧줄을 묶자 여고생 2명이 나타나 "평화시위를 해야지 왜 밧줄을 묶느냐"고 항의했다.


유아무개(고3) 학생은 "우리는 평화시위가 목적인데 왜 이렇게 경찰버스를 끌어내야 하느냐"며,

"이명박 대통령이 80년대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2008년에 우리가 똑같은 시위를 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유양은 이어 눈물을 글썽이며 "민주시민이면 민주적으로 의사를 표현해야지

이렇게 경찰버스를 끌어내서 이슈를 만들고 뭐든지 빨리 해결하려고 하면 그게 되겠느냐"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어른들이 뽑지 않았느냐,

앞으로 우리들이 더 세상을 살아갈 날들이 많을 텐데 우리의 의사를 어른들이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여전히 버스를 밧줄로 묶으려 했다.

그러자 토론이 확산됐다.

주변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잠시 시민들의 토론내용을 보자.


50대 남성 -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지 않느냐.

평화시위 한다고 세상이 바뀌느냐.

민주화는 최루탄 맞고 이한열이 죽으면서 이뤄낸 것이다.

여기 있는 분들도 우리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나온 것 아니냐.

우리가 그냥 여기에서 물러나면 해결이 되지 않는다."



40대 남성 - "누군가 다치길 원하나?

대한민국의 이런 축제 같은 시위문화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대 대학생 - "지난 주말 경찰이 우리에게 물대포를 쏘고 폭력을 행사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평화시위 할 사람은 뒤로 가라.

우리는 우리끼리 버스를 끌어내겠다"


또다른 20대 남성 -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도대체 언제쯤 이야기냐,

그런 행위 때문에 수많은 시민들의 반감을 사는 게 아니냐?"


찬반을 거듭했지만, 의견을 모아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대학생들과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누리꾼들은 경찰버스를 끌어낼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앞으로 나섰고,

평화시위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뒤로 빠져 "비폭력" 구호를 외쳤다.


12시30분, 학생들은 결국 버스를 끌어내는 걸 포기했고, 그 자리에 있던 시민들은 광화문으로 돌아갔다.




[43신 : 6일 밤 11시 50분]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샛길을 뚫어라'


경찰 "끝까지 막아라"... 시위대 "영차~영차~"



6일 밤 11시, 다음 '아고라' 깃발을 든 1천여 명의 시민들은 광화문 새문안교회 앞 좁은 골목길 앞에서 전경들과 대치했다.

맨 앞에는 '아고라' 깃발이 섰고, 그 뒤를 대학생과 30~40대, 10대들이 이었다.


이들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서대문 방면으로 가다가 주시경길,

세종문화길을 거쳐 청와대로 향하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두 길이 봉쇄돼 광화문으로 되돌아가던 중이었다.

경찰은 주시경길과 세종문화길의 입구에 각각 전경버스 두 대와 전경들을 배치해 사람의 통행을 원천 봉쇄했다.


광화문으로 되돌아가던 일부 시민들의 시선을 끈 것은 새문안교회를 통해 뚫려있는 골목길이었다.


시민들과 전경은 폭 2미터 정도의 골목 앞에서 대치했다. 전경의 숫자는 30여 명, 남아있는 시민들은 300여 명 정도.


"으?, 으?~."


몸싸움 끝에 시민들은 전경들을 한 명씩 골목에서 빼냈다.

시민들에 의해 끌려나온 전경들은 한쪽으로 보내졌다.

일부 시민들이 거친 반응을 보이려 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비폭력" 구호가 터져 나왔다.

그 과정에서 폭행이나 불상사는 없었다.


골목이 뚫리고 시민들은 10여 미터 전진했다. 도로 폭도 10미터 정도로 넓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다시 전경들과 대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고,

상당수가 밀려 넘어지면서 다쳤다. 또 시민 한 명은 전경들 사이로 끌려가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한편, 시민들에 의해 끌려나온 전경들은 시민들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시민들은 물을 나눠주는 한편, 전경들에게 사진을 임의로 찍지 말라고 당부했다.


잠시 뒤 전경 버스가 새문안교회 골목길 앞을 가로막았다. 시민들과 골목 사이에는 전경들과 전경버스가 놓였다.

시민들은 "차 빼라, 차 빼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 와중에 다리를 다친 전경 1명이 들것에 실려 시민들 사이로 지나갔으나 시민들은 "전경들이 다친다"라고 외치며 흔쾌히 길을 터줬다.

한 시민은 '경찰의 사진 촬영은 불법 채증입니다'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경찰의 사진 촬영에 항의하기도 했다.


밤 11시 50분 현재, 경찰은 "시민 여러분, 위험하니까 그만 밀고 오세요"라고 확성기 방송중이다.

전경도 400명 정도로 늘었다.

시민들과 전경이 대치하고 있는 이곳이 내리막길이어서 위험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이 밀고 들어오면 전경들이 넘어질 수밖에 없는 것.

시민들은 전경들이 넘어지면, 손을 들면서 접근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확성기를 들고

"내리막길에 전경을 배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뒤쪽으로 물러나서 평지에서 대치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경찰 지휘관은 전경들한테 "끝까지 막아"라고 외치고 있다.




[42신 : 6일 밤 11시]



"내일 아침은 청와대에서"... 10만개 촛불 광화문에 재결집


세 갈래로 흩어졌던 '촛불 파도'는 또다시 광화문 네거리에 모였다.

이순신 동상 앞쪽만 전경 차량으로 막혀 있고, 서대문 방향과 종로 방향, 그리고 시청 방향은 10만여 개의 촛불로 촘촘히 메워졌다.


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명박은 퇴진하라."


"내일 아침은 청와대에서 먹자."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6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에 모여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밤 11시가 넘어서고 있지만, 시위대의 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쪽에는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시민들이 모여 있다.

전의경 전역자 모임 30여명이다. 전의경 428기 윤순현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인터넷 모임을 결성하고 나오게 됐다.

경찰들이 시민들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후배들을 진정시키려고 나왔다.

그러면 시민들이 더욱 안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이에 시민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광화문 세종로 주변에서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각종 음악 밴드 공연이 열리고 있다.

시민들은 흥겨운 밴드 음악 소리에 맞춰 촛불을 흔들거나 김밥을 먹고 있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게임을 하는 중고생 무리도 여럿 눈에 띈다.


청와대 방면을 막아선 전경 버스는 '국민 낙서판'이다.

시민들은 전경 버스 바퀴에서 바람을 빼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한편 매직 글씨로 도배하고 있다. 



[41신 : 6일 밤 10시 30분]



"영차~ 영차~" 밧줄을 들고 버스 끌어내는 시민들


"전두환은 10대와는 안 싸웠다"고 낙서하는 시민들







"<오마이>, 돈 좀 썼네"

<오마이뉴스>가 빌린 5톤 방송차량이 '촛불 현장'에서 화제다. 현재 <오마이뉴스> 방송 차량은 시청역 지하도 출구 앞에 세워져 있다.


이 방송차량의 대형 스크린으로 종로와 명동 쪽의 촛불 대행진 현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헤어졌다가 저기 <오마이> 차량 앞쪽에서 만나자"고 하거나, 광화문 사거리 쪽에서 시청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오마이>, <오마이> 파이팅"을 연호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생중계 요원들에게 초콜릿을 전해주면서 격려하기도 했고, 차량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리고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오마이>, 돈 좀 썼네."

곳곳에서 '촛불 시위대'가 전경 차량에 가로막혔다.

일부 시위대는 전경 차량에 밧줄을 묶어 끌어내거나, 그것도 안 되면 전경 차량 앞에서 큰 함성을 지르고 있다.

시위대가 워낙 넓게 퍼져 있어서 전체적인 상황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 모인 1000여 명의 시위대는 차벽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골목에 박혀 있던 차량 1대를 세종로 사거리 쪽으로 완전히 빼냈고, 또 다른 버스의 몸통에 밧줄을 걸고 있다.


또한 2만여 명의 시민들은 <연합뉴스> 근방 동십자각 앞쪽에 있다.

이들은 차벽으로 가로막힌 상태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다.


"민주시민 잠 못잔다 명박이는 잠이 오냐."


"이명박도 군대 가라 민주경찰 동참하라."


대열의 맨 앞쪽에는 서울대, 아주대, 경인교대, 한성대, 카이스트 등의 대학 깃발과

공공노조, 전국공무원노조 등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가족 단위로도 많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경 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집회를 즐기고 있다.

또 시민들은 전경 버스에 '이명박 아웃' 등이 적힌 피켓과 태극기, 촛불, 풍선 등을 꽂고 있다.

또 다른 가족들은 '전두환은 10대와는 안 싸웠다',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라' 등의 낙서를 하고 있다.


이준섭(46)씨는 "오늘 늦게까지 있을 것"이라며 "아픈 아내는 같이 오지 못했는 데

아내는 '나를 간호하지 않아도 되니 당신은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늘 정말 평화로운 집회"라며 "경찰이 시민들을 자극하지 않는 한 특별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철(38)씨는 "오늘 청와대 수석들이 총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하는데 그건 당연하다"면서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재협상이다.

계속 나올 것이다.

오늘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본 뒤 아이들 교육상 참여하면 좋을 듯하기도 했고 우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아고라' 깃발을 앞세운 3000여명의 시위대는 광화문 쪽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두번째날인 6일 밤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 학생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골목을 막고 있는 경찰버스에

밧줄을 걸어서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6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길을 막고 있는 경찰버스를 손으로 밀어내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6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한 가운데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 병력과 전경버스로 원천 봉쇄되어 있다.

ⓒ 유성호

[40신 : 6일 밤 9시 30분]



촛불은 서울을 덮쳤다... 세 갈래 '용광로'







[현장 단상] 촛불, 그 끝이 없다

시위대 선두가 한국은행 앞을 지나간 후 30분 동안 기자는 그곳에 서 있다. 그러나 남대문에서 나오는 대열은 끝이 없다. 마치 태평로에 가둬놓았던 촛불 물결이 터져나와 거리에서 소용돌이 치는 느낌이다.


저마다 "이명박은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그리고 애국가를 부르면서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아이들과 함께 인도에 앉아 촛불을 켜두고 있다. 촛불은 그들의 해맑은 얼굴을 환하게 비춘다. 35분이 지났으나, 촛불은 멈추지 않는다.

촛불은 서울을 덮쳤다.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일렁거리던 촛불 바다는 크게 세 갈래 방향으로 갈라져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한 방향은 을지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온 뒤 청와대로 가고,

다른 방향은 서대문 쪽으로 이동한 뒤 서울역을 돌아 다시 서대문으로 가서 청와대로 간다.

또 다른 흐름은 안국동을 거쳐 종각 지나 바로 청와대로 간다.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3명은 이 세 개의 흐름을 쫓았다.


"한국은행에 저녁 8시55분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30여분이 지났는데 남대문 쪽에서 촛불을 든 시위대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남대문에서 갈라져 이쪽으로 길을 잡은 수만의 시위대 목소리가 저 멀리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방송 차에서 흘러나오는 '광야에서'를 노래를 함께 부르며 가고 있습니다.



가장 키가 큰 사람은 아빠 목에 올라탄 아이들입니다.

선두가 지나간 지 한참인데도 대열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아직 시청에서 출발하지 못한 시위대가 있다는 방송도 흘러나옵니다.

바다였던 촛불이 파도가 되어 거리에서 넘실대고 있습니다."


서울역을 경유해 서대문 경찰청 앞을 거쳐 광화문 쪽으로 합류한 뒤 청와대로 가려던 흐름은 둘로 쪼개졌다.

대학 총학생회 깃발을 든 일부 학생들이 "용산 미군기지로 가자"고 목청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그냥 서대문 방향으로 가자"고 말했지만 2000여명의 학생들은 용산 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나머지 시위대는 서대문 방향으로 촛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38신 : 6일 저녁 8시 40분]



20만 촛불은 용광로... 분노의 대행진



무섭게 불어나고 있다. 탄핵 때보다 더 많다.

광화문과 시청 일대는 '촛불 바다'다. 수많은 촛불은 저녁 8시 30분에 일제히 일어났다.

이명박 정권을 행한 '분노의 대행진'을 시작한 것이다. 남대문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흡사 용광로가 넘쳐 흐르는 듯하다.   


이에 앞서 저녁 7시 40분, '광우병 정국'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이 무대로 올라왔다.


백승헌 회장이 우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에 대한 10만 국민소송'을 약속한대로 어제 무사히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고 힘주어 말하자

청중은 촛불을 높이 쳐들며 환호했다.







"<조선>은 자꾸 경찰에게 간접취재한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서울경찰청의 관계자로부터 '촛불 문화제'에 대한 인식 등을 취재했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오늘 집결 인원에 대해서는 경찰 보고로 4만명이라고 올라왔다. 그런데 경찰은 시민들이 호응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오늘 종묘공원 지날 때 노인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는 데 일찍이 그런 일이 없었다.



실질적으로는 이 정도 인원이 모이면 경찰력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청와대를 중심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



<조선>은 현장에 나가서 취재수첩을 꺼내들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자꾸 우리를 상대로 간접취재한다. '몇 명 모였나' '구호가 뭐냐' '어느 방향으로 행진하나'. 이런 것을 물어본다."


한 변호사는 지난달 31일과 6월 1일 새벽

경찰의 강경진압 당시 경찰의 군홧발에 폭행당했던 서울 음대 이아무개양의 자필 편지를 대신 읽었다.

구타 해당 경찰만 처벌한다는 소식을 듣고 쓴 것이라고 했다.


"경찰의 폭력이 저에 대한 우발적 폭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해당 경찰에 대해서만 사법조치 하는 것은 본질과 어긋나는 것입니다. 물론 폭행은 지극히 잘못입니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조직적, 폭력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현장 지휘관들의 제지가 없었고 버스에서 빠져나와 다시 폭행당한 것이 그 증겁니다.


그런데도 나이 어린 전경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입니다.

진짜 책임자를 빼버리는 것은 2차 가해입니다.

억울함과 분노가 남아있지만 해당 전경이 잘못을 인정한다면 용서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전경이 구속되는 것은 진짜로 반대합니다.

경찰 지휘부에 대한 분노가 퍼져갑니다.

진정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들과 관료들, 경찰 지휘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진짜 가해자로 처벌되어야 합니다."


이어서 자신을 성우라고 밝힌 멋진 목소리의 남자 참가자가 올라왔다.

이 남자는 "모든 참석자와 함께 CF를 찍고 싶다"고 하더니 자기 말이 끝나면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라고 했다.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이명박은 물러가라!')

이래도 소통의 부재를 말씀하시겠습니까. ('이명박은 물러가라!')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대한민국 촛불문화제!"


박 실장은 '다음 순서가 두 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더니 이렇게 외쳤다.


"그 다음엔 뭘 할까요?"


"청와대로! 청와대로!"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 화끈하게 청와대로 갑시다~~!'


박 실장은

"현재 덕수궁 대한문부터 저 멀리 광화문까지 그리고 그 옆 길거리까지 모두 20만 개의 촛불이 모여 있다"고 외쳤다.


현재 무대에는 가수 안치환씨가 올라와 <광야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광우병을 소재로 만든 노래 <유언>을 차례로 부르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6일 저녁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37신 : 6일 저녁 7시 50분]



"맹박아~~ 방빼라~~~~"


시민 품으로 돌아온 서울광장, 광화문까지 8만 '촛불바다' 일렁






'북파공작원'-일부 시민, 거친 몸싸움

저녁 7시30분경 서울광장에서 추모식을 마치고 철수하던 '북파공작원' 2명과 시민 10여명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이 몸싸움 과정에서 시민 3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2명은 '북파공작원'이 휘두른 주먹과 발길질로 코 등에서 피를 흘린 채 병원에 후송됐다.


당시 시민들은 철수하는 북파공작원들에게 "지금 당신들이 우리 행사를 방해하는 것이냐" "도움은 못줄망정 평화로운 행사를 가로막느냐"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파공작원들은 "당신들이나 똑바로 하라"며 프레지던트 호텔쪽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 시민들은 "북파공작원이 시민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고 증언하고 있다. 실제 국민대책위쪽에선 "최소 1명 이상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밝히고 있다.


북파공작원 100여명은 행사를 마치고 물품들을 차량에 싣고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은 또다른 충돌을 방지하게 위해 북파공작원들을 에워싼 상태. 하지만 곳곳에서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기자들이 찍은 '북파공작원'들의 사진을 경찰에게 보여주면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항의하고 있다.


경찰의 관계자는 "당시 사고 상황과 부상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72시간 릴레이 촛불 행사 중 만 하루 24시간이 흘렀다.

국민MT 이틀째 날 저녁. 8만개의 촛불과 8만개의 손팻말이 시청 앞과 광화문을 꽉 메웠다.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시민들과 시청광장에서 종일 바삐 '놀던' 시민들이 다시 '대열 정비'를 하고 광장으로 나선 것이다.

'북파공작원'들이 철수해 서울광장도 이제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8만명의 시위대는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의 사회로 '헌법 제1조', '흔들리지 않게' 등의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케한 닭꼬치 타는 연기만 제외하고는 얼굴 찡그릴 일이 없는 '축제 마당'이다.


지난달 31일 이른바 '너클장갑'을 낀 전경에 구타당했던 김태성씨는 무대에 올라 "나보다 여러분들이 더 힘드셨을 것이다.

나는 괜찮다"고 말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 40대 여성은 무대에 올라 사투리를 섞어 가며 빠른 속도로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산 소를 신랄하게 풍자해 인기를 끌었다.

문장 끝마다 높은 톤으로 올라가는 "어?" 말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다.


"내 할라카는 짓 다 맘에 안 든데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니 2MB밖에 안 돼서 몬 알아듣자나. 뉴스도 좀 보고.

사람들 얘기 좀 다 들어보고 그래라이. 내 사람들 얘기 골고루 들어봤더니 이 촛불집회 안 올수가 없더라.

여섯 글자로 딱 줄여가 말하고 내려갈랜다. 맹박아~~ 방빼라~~~~."


현재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북파공작원'과 시위대간에 마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촛불 시위대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자제 방송이 나오고 있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박 실장은 "방금 뉴스에서 '재협상은 없다.

다만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경질시키겠다'는 식의 말을 했다.

이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다시 8만개의 촛불이 메아리친다. "아니오~~~~~~~~~~~.'


박 실장과 시위대의 대화가 이어진다.


"지금 모금함이 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 모금으로 무엇을 하는지 알고 계시죠?"


"네~~!"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은 누구 돈으로 사는지 알아보라고 했다는데, 다 여러분의 성금으로 사는 것입니다.

 

알고 계시죠?"


"네~~!"


저녁 7시 30분 어둠과 빛이 교차되고 있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 만큼 촛불이 밝아지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둘째날인 6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서울 시청앞 덕수궁부터 세종로네거리까지 학생과 시민들이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리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둘쨋날인 6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서울시청 앞 덕수궁부터 세종로 네거리까지 학생과 시민들이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리고 있다.

ⓒ 유성호

[36신 : 6일 저녁 7시]



"밧줄을 가져와라"... 2만 시위대, 삼청동길 쪽에서 가로막혀


안국역을 지나 삼청동 길로 향했던 2만 가두행렬은 동십자각 앞에서 멈춰 섰다.

왕복 11차선을 전경 버스 5대가 계단식으로 막아섰기 때문이다.

1만5천여 명은 시청 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5천여 명이 남아서 경찰과 대치한 상태.


전경버스 위쪽에는 시민들이 오르지 못하도록 '준법질서'라고 적힌 차단막을 쳤다.

 버스 유리창에 붙은 철망도 촘촘해서 손가락을 넣을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버스를 흔들고 있다.

또 다른 시민들은 버스 밑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다른 시민들이 만류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밧줄을 가져오라"고 외치고 있다. 버스 차단막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대열의 맨 앞쪽에는 '아고라' 깃발 4개 정도가 펄럭이고 있다.

이곳 시위대는 대부분 대학생이다.

뒤쪽에는 여중고생들이 손팻말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덕수궁 쪽의 무대차는 8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세워졌다.

맨 앞부터 차곡차곡 자리를 메워나간 촛불은 태평로를 완전히 장악하고 세종로 교보 빌딩 앞에 세워져있는 전경버스까지 이어나갔다.


8만 명(주최 측 10만)정도 된다. 사람들은 속속들이 광장으로 나와 자리를 잡고 있다.

지금 시청역 주변은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통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며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오지 못해 시청광장 인도에 서있다.


곧 '북파공작원'들이 완전히 서울광장에서 빠지면 일부 시위대가 그쪽으로 이동해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책회의는 덕수궁 담장 근처에도 스피커를 설치했으나 뒤쪽 시위대에게는 무대 목소리가 들리기 힘든 상황이다.


'72시간 국민 MT' 중 24시간이 지났다.

첫날보다 많은 인파들이 모여 여전히 "재협상"과 "이명박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릴 모욕? 충분한 대가 치를 것"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위패 철거한 뒤 곧 철수"


어제 낮 1시경부터 지금까지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서울광장)을 사용해 온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가 곧 서울광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이 단체 사무총장은 최근 일부 지부에서 제작한 이명박 대통령 지지 현수막 내용은 수행자회 전체의 입장과 같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는 오후 5시 50분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제를 예정대로 5시에 끝낼지 아니면 계속할지 격론을 벌였으나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곧 폐회식을 열고 행사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파공작원들은 애국가와 군가를 이어 부르며 폐회식을 진행하고 있다.

폐회식이 끝난 이후에는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태극기와 모형위패를 모두 철거할 것으로 보인다.


오복섭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언론이 수행자회에 대한 모욕적 기사를 쓴 것에 분노한다"면서 "충분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생각하고 있냐고 질문에 오 총장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폭력이나 위법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만 말했다.


장소 변경에 대한 의혹이 많다는 질문에는

"추측은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으며 청와대 방문 관련 글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것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소리며 행사가 끝나고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이어 최근 수행자회 서울·충남·제주지부 등이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격려하는 현수막을 제작, 설치한 것이

지부 차원의 별도 의견인지 수행자회 전체의 통일된 입장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단호하게 "수행자회 전체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장 근처는 이미 촛불로 가득 찬 상태다.

5만여 명의 인파가 모였다. 동십자각 쪽의 가두행렬 인파 2만 명을 포함하면 7만여 명이다.


미국산 쇠고기 전명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인 6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 학생들이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앞 광장을 향해 행진을 벌이자

종로3가에서 거리에 나와 있던 노인들이 박수를 치고 함께 팔을 흔들며 격려하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인 6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 학생들이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인 6일 오후

서울시청 주변에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내용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 권우성

[35신 : 6일 저녁 6시 10분]



다시 시청으로... 양초는 이제 곧 촛불로 변한다


다시 시민들이 시청으로 몰리고 있다. 시청 앞 인도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대책위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양초는 곧 동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현재 72시간 릴레이 촛불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철을 타고 시청역 4번이나 5번 출구로 올라오는 참석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혼잡하다.

시청 앞 인도 곳곳에만 2000여 명의 시민들이 앉아있거나 문화제를 즐기고 있으며

시민들은 이 사이를 간신히 통과해 앉을 곳을 찾거나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는 천막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시청역 1호선 5번 출구 앞,

시청 앞 작은 잔디광장 앞,

플라자호텔 앞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 앞,

진보신당 천막 앞 등에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무리지어 앉아 있다.


광화문 쪽에서 걸어오거나 남대문,

소공동 쪽에서 접근하는 사람들도 속속 시청광장 근처로 와 양초를 받고

'쇼는 그만! 전면재협상'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녁 7시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도 왔었다는 고등학생 이다은(17)양은 친구 네 명과 함께했다.


"오늘은 친구 두 명을 더 데리고 왔다.

어제처럼 많은 어른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또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온 것 같아 기분도 좋다."


양초는 든 사람만큼 태극기를 든 시민도 많다.

대형 태극기가 가두행렬의 맨 앞에 위치해있고, 온몸을 태극기로 감은 시민들도 눈에 띈다.

한손에는 양초, 다른 한손에는 소형 태극기를 든 시민도 있다.


국민MT 이튿날 저녁, 이제 양초는 촛불로 변한다. 그리고 태극기를 밝힐 것이다.


한편 2만여 명의 시민들은 현재 촛불을 들고 조계사길을 경유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인 6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 학생들이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앞 광장을 향해 행진을 벌이자

종로3가에서 거리에 나와 있던 노인들이 박수를 치고 함께 팔을 흔들며 격려하고 있다.

ⓒ 권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