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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미키가 말한 ‘세계’…김연아 그리고 쿼드러플

강개토 2009. 11. 12. 07:34
 

[데일리안 이충민 객원기자]"세계에 통용되지 않는다!"


안도 미키(21·일본)가 지난 7일 자국서 열린 피겨그랑프리 4차 대회 우승 직후 밝힌 소감이다.

안도 미키는 당시 일본 < 산케이 신문 > 과의 인터뷰에서 "결과는 우승이었다.

그러나 레벨로 보자면 아직도 멀다.

'세계'에 통용되지 않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160점대 우승은 좋은 성적이 아니기 때문에 안도 미키는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만 하지는 않았고,

심지어 큰 위기의식까지 느끼고 있었다고 < 산케이 신문 > 은 덧붙였다.

여기서 안도 미키가 말한 '세계'란 김연아(19·고려대)를 의식한 표현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76.12점(2009세계선수권)과 프리스케이팅 133.95점(2009그랑프리1차),

합계 210.03점(2009그랑프리1차)으로 모든 부문별의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안도 미키는 김연아가 명실상부한 세계피겨 1인자임을 인정하고,

 '김연아 레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것에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 안도 미키는 코치 니콜라이 모로조프(러시아)와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3회전-3회전 시도…코치가 막았다?!

안도 미키는 이번 그랑프리 4차 프리스케이팅에서 코치 니콜라이 모로조프(러시아)와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안도 미키는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공중 3회전-3회전 점프를 실행하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있었다.

 오전 연습에서도 공중 3회전 연속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서자, 모로조프 코치로부터 공중 3회전 연속 점프를 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동안 실전에서 공중 3회전 연속 점프의 성공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안도 미키도 < 산케이 신문 > 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한 심정은 공중 3회전-공중 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하고 싶었지만,

(2위와의 점수 차가 간발의 차라) 공중 3회전-공중 2회전 점프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언론은 모로조프 코치의 소극적인 자세를 꼬집었다.
< 산케이 신문 > 은 "초조함과 긴장감이 교차되는 실전무대에서

고난도 기술에 도전해 완성에 접근하려고 하는 선수의 '본능'을 억제한 코치의 태도에 의문이 남는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공격하는 안도 미키가 보고 싶다"고?!

< 산케이 신문 > 은 한 발 더 나아가 "공격하는 안도 미키가 보고 싶다"는 표현까지 썼다.

공격하는 안도 미키란, 결국 도전적인 점프자세로 풀이된다.

안도 미키는 그동안 부상 우려 탓에 최근 시도하지 않았던,

바로 남자선수들도 하기 힘들다는 쿼드러플(공중 4회전) 점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공중 4회전은 공격적인 안도 미키가 보고 싶다는 일본 언론의 바람과 잘 어울린다.

사실 안도 미키는 공격적인 선수였다. 안도 미키가 공중 4회전을 최초로 성공한 시기는 지난 2002년 12월이다.

당시 15세로 주니어 무대에서 공중 4회전을 성공, 일본은 물론 세계 피겨 팬들을 경악케 했다.

단 한 번의 성공은 '일본 피겨 유망주 안도 미키'를 하루아침에 '일본 피겨 자존심 안도 미키'로 격상시켰다.

그러나 안도 미키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필살기인 공중 4회전 점프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일본 언론과 팬들에게 하루 아침에 버림받았다.

충격 탓인지 올림픽이 끝나자 안도 미키는 공격적인 자세에서 소극적인 자세로 변모했다.

큰 대회에서 공중 4회전 점프 구사는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아사다 마오(19·일본)에 가린 2인자 취급을 받게 됐다.

 

안도 미키의 무한도전

일본은 다시 안도 미키에게 공격적인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언론들은 최근

"안도 미키가 2010 동계올림픽에서 공중 4회전 점프를 뛸 수도 있다"고 보도하는 등 우회적인 압박(?)도 가한다.

이에 안도 미키는 "지금 당장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것보다 점프 점검에 힘쓰고 있다"고 답하며 피하고 있다.

일본 언론이 안도 미키에 다시 기대는 이유는 아사다 마오의 부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아사다 마오가 깊은 슬럼프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자, 다시 시선을 안도 미키 쪽으로 돌린 셈이다.

'피겨계 히말라야 산맥' 김연아 앞에서 일본 언론은 안도 미키가 단숨에 공중 4회전으로 고지를 점령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히말라야 산맥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 그 자체다. [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 기자 [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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