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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사첵-플루셴코, 두 피겨 스타의 '말싸움'

강개토 2010. 2. 21. 11:57

라이사첵-플루셴코, 두 피겨 스타의 '말싸움 



 

올림픽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한 두 피겨 스타가 이번엔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에반 라이사첵은 지난 19일 열린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4년 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기어코 금메달의 꿈을 이룬 것이다.

라이사첵은 쇼트프로그램에서 러시아의 '돌아온 황제' 에브게니 플루셴코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에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고 은퇴하며 얼음판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온 플루셴코는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 1위를 차지했음에도 프리스케이팅에서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플루셴코는 쿼드러플 점프 등 고난이도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다소 불안했던 반면
라이사첵은 플루셴코보다 난이도는 낮지만 트리플 점프를 실수 없이 성공시킨 것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새로운 채점 방식으로는 점프의 난이도가 얼마나 높으냐가 아닌, 얼마나 정확하게 성공시키느냐가 더욱 중요한 판정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의 대결은 얼음판 바깥에서도 계속됐다. 금메달을 놓친 플루셴코가 채점 결과에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플루셴코는 "새로운 채점 방식에서는 쿼드러플 점프의 가치가 없어졌다"며 "이것은 스케이팅이 아니라 차라리 댄스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까지 나섰다.
푸틴 총리는 "플루셴코는 금메달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며 "어떻게 트리플 점프만을 뛴 선수가 쿼드러플 점프를 뛴 선수를 이길 수 있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라이사첵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라이사첵은 기자회견에서 "플루셴코는 대단한 스케이터이며 항상 그를 동경해왔다"면서
 "하지만 나의 롤 모델이었던 선수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공격한다는 것이 무척 실망스럽다"고 맞섰다.

또한 4년 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라이사첵이 러시아에서 열릴 다음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렇듯 차가운 얼음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라이사첵과 플루셴코의 맞대결은 승부가 끝났어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 윤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