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또 거짓말 했나…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워진 박연차

강개토 2010. 8. 28. 11:34

 

[김태호 총리 임명동의 향배는]
朴, 金후보자가 2004년 만든 자문기구도 참여
게이트 연루 의혹 벗어나려다 자기모순 빠진 듯

 

↑ 김태호(동그라미 안 오른쪽) 국무총리 후보자와 박연차(동그라미 안 왼쪽)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2월 21일 경남대 경남지역문제연구원이 창원의 한 호텔에서 주최한

<꽃과 똥의 경영철학> 출판기념회에서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밀양신문 인터넷판 다운로드

 

 
김 후보자는 청문회 직전인 22일
'박 전 회장을 만난 시점은 2007년 이후,
골프는 2008년 이후 몇 차례'라는 서면 답변을 청문위원들에게 보냈다.
청문회 첫날인 24일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지만 김 후보자는
"(2006년엔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다" "만남은 2007년 이후가 확실하다"고 답했다.

그러다 25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6년 10월 김해 정산CC에서 골프를 함께 친 기록을 들이대자
"2006년 가을부터 박 전 회장을 아는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의 확인 질의에
"적어도 2006년 경남지사 선거(5월31일) 전에는 만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김 후보자가
2006년 2월 경남대 주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 전 회장 바로 옆에 서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25일 주장의 논리적 토대가 거의 무너지게 됐다.
김 후보자의 핵심 측근은
"수백명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했지만
신뢰도에 또 한 번 금이 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김 후보자가 이렇게까지 박 전 회장과의 인연을 부인하는 이유는 뭘까.
박 전 회장은 김 후보자가 2004년 11월 만든 뉴경남포럼이라는 정책자문기구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또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의 공장이 있는 베트남을 2008년 8월에 사적으로 방문했는데,
동행자가 박 전 회장과 절친한 경남 함안의 스님이었다.

여러 정황상 도백인 김 후보자와 지역 유지인 박 전 회장은 당연히 서로를 알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이렇게 되면 2007년 4월 금품 수수를 부인하는 근거 중 하나인
"그때까지는 박 전 회장을 잘 몰랐다"는 주장이 깨질 수 있는 것이다.

일단 야권은 김 후보자가 게이트 연루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을 바꾸다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치고,
만나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권을 주거나 용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하면 되는데,
딱 잡아떼려다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하게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