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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탕쿠르 스캔들 또 반전...추리극 능가

강개토 2010. 8. 29. 21:35

유언장 변경으로 41년 절친 화가 1.9조원 상속 무산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인 로레알의 상속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베탕쿠르 스캔들'이 또다시 반전되면서 추리극을 능가하는 흥미를 선사하고 있다.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87)가
유일한 상속자로 이름을 올렸던 절친한 사진작가 프랑수아-마리 바니에(63)를
유언장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베탕쿠르의 변호사 조르주 키에즈만은
AFP통신에 베탕쿠르의 유언장 변경이 7월 중순 이뤄졌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바니에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케이즈만 변호사는
"베탕쿠르는 바니에에게 많은 것을 줬다는 생각에
그를 자신의 유일한 상속인으로 지명해 2007년 만들었던 유언장을 변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유언장은 바니에에게
베탕쿠르의 재산(현재 160억유로, 24조3천억원) 가운데
약 8%를 상속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 유언장 변경으로 바니에는 12억5천만유로(약 1조9천억원)를 차지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니에는 베탕쿠르로부터
1천500만유로(228억원)에 달하는 마티스와 몬드리안의 그림들을 선물받았으며
이 외에도 수표와 생명보험 등을 챙겼다고 베탕쿠르의 딸 프랑수아즈는 주장하고 있다.

영화배우 조니 뎁과 캐롤라인 모나코 공주 등
유명 인사들의 인물사진을 주로 찍어온 바니에는
지난 1969년 한 파티에서 베탕쿠르와 만나 친해졌으며,
베탕쿠르가 "온전한 상태에서" 자신에게 선물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베탕쿠르 스캔들'은
베탕쿠르가 절친한 사이였던 바니에에게 준 이 선물들 때문에
베탕쿠르와 그 딸 프랑수아즈 간에 싸움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이어 베탕쿠르가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려는 과정에서
보수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정치 스캔들로 비화됐다.

현재 베탕쿠르는
탈세 및 에릭 뵈르트 노동부장관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