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집트 파피루스 예술품에 그려진
-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초상 /조선일보DB
독약을 마시고 사망했다고
미국 CNN 방송 인터넷판이 지난달 30일 독일 역사학자의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트리에 대학의 고대사학 전공 크리스토프 섀퍼 교수는
클레오파트라가 이집트 코브라에 물리는 방법으로 자살했다는 통설에 도전했다.
그는 고대 문헌들을 살피고 독물학자의 조언을 얻어
클레오파트라는 자살 방법으로 독사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브라는 항상 치명적인 것이 아니고 빨리 죽음에 이르게 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사에 물릴 경우 죽는데 수 시간이 걸리고
희생자는 눈을 포함해서 신체의 여러부분이 마비되는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클레오파트라가 사망한지 약 200년 후 로마의 역사가 카시우스 디오가 기록한 바에 의하면
클레오파트라는 “조용하고 고통없이” 숨을 거두었다.
고대 문헌들은 클레오파트라가 기원전 30년 자살할 당시
두 명의 시녀가 동시에 함께 죽었다고 전했는데 독사에 물리는 방법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클레오파트라가 자살한 8월에는 기온이 너무 높아 독사가 얌전히 있다가 클레오파트라를 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고대 파피루스 문헌들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는 독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실제로 독을 실험하기도 했다.
섀퍼 교수는 독일 독물학자 디트리히 멥스에게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독의 종류를 물었는데
이들은 그 독이 독미나리로 알려진 코늄(hemlock)에 바꽃(wolfsbane)과 아편을 섞은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섀퍼 교수는 “아편을 먹으면 사람은 죽은 듯이 잠에 빠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2천년 이상 대부분 사람들이 상식처럼 클레오파트라가 독사에 물려 죽었다고 믿은 이유에 대해
섀퍼 교수는 코브라가 치명적인데다 클레오파트라가 역사적으로 코브라와 함께 묘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가 코브라와 함께 묘사된 것은
단지 그가 사후세계를 믿었음을 의미하는 것에 불과했고
15세기에 와서야 화가들이 클레오파트라가 독사를 팔에 감거나 가슴에 감고있는 모습을 그렸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서는
마지막에 클레오파트라가 독사 두마리에 물려 죽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한마리는 가슴을, 다른 한마리는 팔을 문다.
섀퍼 교수의 주장은 30일 독일 ZDF 채널의 클레오파트라 관련 프로그램에서 소개된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