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풀

진실이 엄마

강개토 2011. 5. 28. 12:43

진실이 엄마

기획: 정성후 연출: 이모현 작가: 고혜림

2011년 5월 27일(금) 밤 11시 05분

 

 

주요내용

□ 기획의도

 만인의 연인 故최진실.

그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이 벌써 3년 전.

그리고 작년 3월, 가수이자 연기자였던 동생 최진영 또한

똑같은 방법으로 그렇게도 그리던 누나를 따라갔다.

홀로 남겨진 두 남매의 어머니 정옥숙씨는 아직도 이 모든 일들이 꿈만 같다.

모든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저녁이면 아들과 딸이 ‘엄마’ 하고 부르며 방문을 열 것만 같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세월, 그 긴 터널을 세 식구가 똘똘 뭉쳐 함께 헤쳐 나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자신과 두 손주만 남아 있다.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잠을 못 이루며 하루하루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어머니 정옥숙씨.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남매의 엄마가 들려주는,

우리가 몰랐던 그들 가족의 아픔과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연인이었고, 남편이었고, 친구였고, 때로는 나 자신이었던...

아직도 우리 진실이나 진영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아침에 눈 을 뜨면 ‘이게 꿈이겠지?

설마 우리 딸하고 아들이 이 세상에 없을까?’

자식들한테 내가 사랑을 너무 많이 받은 것 같고, 나만 행복했던 것 같고.

그런게 다 미안해요”                                              - 어머니 정옥숙씨 인터뷰 中



 
21살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던 정옥숙씨.

700만 원 짜리 전셋집이 평생의 소원일 정도로 소박한 삶을 꿈꿨지만,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남편 탓에 생활은 늘 곤궁했고, 마음은 허전했다.

 

칼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늘 위태위태했던어머니의 신산스러운 삶을 지탱해 준 것은 진실과 진영 두 남매였다.

 

‘나는 꼭 엄마 같은 엄마가 될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밝고 티 없던 딸 진실씨와,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남몰래 쇠 깎는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던 속깊은 아들 진영씨.

두 남매는 어머니 정옥숙씨가 살아가야 할 이유였고, 버팀목이었다. 


 월세가 밀려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쫓겨나

친정집 연탄광에 스티로폼을 깔고 며칠씩 기거했을 만큼 가난했던 지난 날.

몸은 춥고 고단했지만 양 팔에 끼고 있던 딸과 아들이 있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던 어머니.

그러나 그녀에게 연인이었고, 남편이었고, 친구였고, 때로는 당신 자신이었던 딸과 아들은… 이제 가고 없다.

▶ 찬란했지만, 찰나였던 행복

“맨날 언론에 여기 틀면 여기 나오지, 저기 틀면 저기 나오지.

정말 너무 못 살겠어서 TV도 안 보고 신문도 안 보고 다 끊어 버렸어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 우리 환희 엄마가 불쌍해서 이 몸이 다 녹아버리는 것 같아요.” 
                                               
  - 어머니 정옥숙씨 인터뷰 中


 

 



 최진실과 최진영, 두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예인 남매였다.

CF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진실씨는 이후 연예계 최정상의 스타로 20년을 군림했다.

진영씨 또한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앨범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들의 연예계 생활은 동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도 때도 없이 나도는 근거 없는 소문들,

언론과 대중의 집요한 관심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그리고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늘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특히 이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진실씨는

 딸 준희를 낳고 아이가 두 살이 될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할 정도로 세상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다시는 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과 초조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어머니와 진영씨의 마음도 괴롭기는 매한가지였다.

살아있는 것이 지옥 같은데

“내가 이거를 어떻게 사나?

이렇게 달랑 세 식구가 어떻게 살아 나왔는데...

정말 사랑하는 이 딸과 아들을 보내고 내가 어떻게 살겠나.

따라가야지. 그냥 따라가야 된다는 그 생각만 가슴 속에 가득했어요.”  

- 어머니 정옥숙씨 인터뷰 中



 결국 두 남매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그것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너무 일찍 떠나간 두 자식들에게 못해 준 것만 떠올라 괴롭다는 어머니.

 

본인의 팔자를 진실씨에게 대물림 해 준 것은아닌지,

왜 힘들어하는 진영씨를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 했는지,

불우했던 유년 시절이 자식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아닌지…

후회와 자책으로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됐다.

어머니에게는 살아 있다는 것이, 이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왜 사냐고 묻거든...

할머니는 저를 힘들게 키우시니까...

제가 한 스무 살 넘으면 회사에 들어갈 거잖아요?

그래서 사장이 되면 할머니한테 저를 길러주셔서 고맙다고...

제가 할머니를 지켜주고 편히 쉬게 해 주고 싶어요.” - 최환희 인터뷰 中



 어머니는 요즘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살고 싶지 않은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하지만,

그럴 때마다 환희, 준희 두 손주가 발목을 붙잡는다.

 

행여나 할머니가 걱정할까봐

할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에

몰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눈물로 달래는 속 깊은 환희와,

똑 부러지는 말솜씨와 애교로 늘 할머니를 즐겁게 해 주는 준희.


100살까지만 살아달라고 부탁하는 천진한 아이들에게

할머니마저 상처가 될 수 없기에 진실, 진영 두 남매를 다시 키우는 마음으로 환희, 준희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을 희망 삼아 절망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옥숙씨의 가슴 아픈 손주 사랑, 자식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들어본다.

2011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마지막 편 <진실이 엄마> 내레이션은
   아나운서 김주하씨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