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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울리는 ‘뚱뚱이’ 여자 코미디언의 죽음

강개토 2008. 2. 22. 14:20

 


 홍콩이 한 여자 코미디언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겼다.

중국말로 ‘뚱뚱이’라는 뜻의 ‘페이페이’로 불리며,
50년 가까이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코미디언 선뎬샤(62·사진)가
19일 아침 홍콩 퀸메리병원에서 간암과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
활짝 웃는 표정과 검은테 안경, 구름같은 헤어스타일로 유명한 그는
홍콩의 낙관주의와 활력을 상징하는 배우였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 홍콩 쇼브라더스가 제작한 영화에 아역배우로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1967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텔레비전 버라이어티쇼
‘오늘밤을 마음껏 즐기자’에 출연해 재주를 뽐내면서 인기스타로 성장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파안대소’였다.
 
홍콩은 물론 세계 곳곳에 흩어진 중국인들은 그의 화통한 웃음에 잠시나마 시름을 잊었다.
육중한 몸매 때문에
‘뚱뚱이’라는 애칭이 붙은 그는 결코 미인이 아니었지만,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용모로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그였지만, 가정사는 그다지 평탄하지 않았다.
1985년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아담 청과 결혼했으나 2년 만에 갈라섰다.
딸이 태어나고 8개월 뒤였다.
중년에 들어서는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시달렸다.
급기야 암세포가 간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간의 3분의 1을 제거하는 수술을 마치고 퇴원했으나 10월 쓰러지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홍콩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인들은 그의 웃음과 함께 성장했다”며 “그는 홍콩의 영혼을 대표했다”고 말했다.
 
수백통의 편지가 그의 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당신은 엄마를 빼닮았다”며 “페이페이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