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가 디즈니 만화를 그렸다?’
독일 나치정권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중 그린 디즈니 만화들이 발견됐다고 노르웨이 박물관이 주장했다.
2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윌리엄 하그바그 노르웨이 전쟁박물관 관장은 “최근 독일 경매시장에서 구입한 그림들 중 ‘A.히틀러’라는 서명이 숨겨진 만화 몇 점을 발견했다”며 “이 서명은 히틀러의 다른 서명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전쟁박물관이 이날 공개한 그림은 디즈니가 1937년 상영한 최초의 장편만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 나왔던 ‘부끄럼쟁이 난쟁이(Bashful)’와 ‘똘똘이 난쟁이(Doctor)’ 캐릭터와 디즈니의 1940년작 피노키오에 나왔던 피노키오 캐릭터 등이다. 난쟁이 캐릭터 뒷면에서는 서명이 발견됐으나 피노키오 캐릭터에는 서명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그바그 관장은 “이 그림들은 히틀러에 의해 그려진 것이라고 100퍼센트 확신한다”며 “누군가가 위조품을 만든 것이라면 이 그림들 뒤에 서명을 숨길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그림들이 실제 1940년대 작품인지 아닌지를 검사했던 그는 “히틀러는 백설공주의 사본을 갖고 있었고 이것이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히틀러가 젊은 시절 화가지망생으로서 그림을 그려왔던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텔레그래프는 이 그림들이 히틀러의 작품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히틀러가 디즈니의 백설공주 영화를 독일어로 번안한 사본을 자신만의 영화관에서 종종 봐온 점으로 미뤄 그의 그림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히틀러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그림들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도 경매시장에서 고가로 꾸준히 팔려왔다. 지난해에는 히틀러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채화 19점과 스케치 2점이 영국 남서부 콘월의 작은 마을에서 총 22만3000달러(11만 8000파운드)에 팔렸다. 그 작품들은 히틀러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벨기에에서 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그린 것으로 추정됐다.
박은주 기자 winepar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