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미국 언론에 철저히 외면당한 MB

강개토 2008. 4. 20. 20:03
 

<부시 "李대통령은 나의 친구">

정상회담시 수차례 "프렌드" 단어 사용
정상내외 야외서 `깜짝 부부동반 오찬'
 
(대통령특별기내=연합뉴스)

                                    밝게 웃으며 손 흔드는 한미 정상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함께 머무른 1박2일간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진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프렌드'(friend. 친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외교가 시작된 지난 18일(현지시각) 오후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경내를 둘러보며
 "(부시) 대통령 내외가 바쁠텐데 이틀씩이나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고 사의를 표시하자
부시 대통령은 "친구로서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수행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19일 오전 정상회담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 문제와 관련,
"파병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친구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리트머스(시험지)는 아니다"라며
 `친구'로서 우리측 결정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도 (한국의 결정에) 따라줬으면 좋겠다"며
"그렇지 않으면 친구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1박2일 친교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 개인적 관심사와 가족사 등을 물어보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생일이 언제냐, 생일이 (대통령에) 당선된 날이라고 들었다"면서
정상외교에 대비해 미리 `공부'를 했음을 자랑했다.
지난해 대선일인 12월19일은 이 대통령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다.
또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중 웃으며
"잠시후 공동 기자회견을 할텐데 `불도저'라는 별명을 언급해도 괜찮겠느냐"고 제안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사실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다. `컴도저'라고 한다"고 말해 분위기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아침인사를 하며 "언제 일어났느냐"고 물었으며,
이 대통령이 "인디언 관련 영화를 보다가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났다"고 답하자 놀라면서
"나는 7시간은 자야 하는데..."라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때때로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은근히 `기싸움'도 펼쳤다고 수행한 우리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밝게 웃는 한미 정상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같이 대응하자"라고 말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은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듣기에 따라선 "의외로 들린다"는 뉘앙스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교토의정서는 나쁜 협정"이라고 자신의 신념을 확인한 뒤
 "그렇지만 중요한 과제니까..."라고 받아 넘겨 어색했던 분위기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카를 이 대통령이 직접 운전하는 것으로 시작된 캠프 데이비드 파격은 회담 당일에도 계속됐다.
앞서 캠프 데이비드 도착 당일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태우고 1시간30분 가량 골프카를 직접 운전하며 경내를 둘러봤었다.
당초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점심식사는 두 정상과 두 퍼스트 레이디가 따로 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로라 여사의 제의에 따라 회담장인 '로렐케빈' 인근 야외 테이블에서 부부동반 오찬이 열렸다.
테이블 세팅까지 직접 한 로라 여사가 준비한 오찬 메뉴는
프라이드 치킨, 포테이토 샐러드, 옥수수 머핀, 데블스에그(일종의 계란요리), 코코아 케이크 등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종이 메뉴판에 직접 사인을 해 한국측 수행단에 선물하기도 했다.
식사 후 부시 대통령은 두번째 순방지로 향하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행 헬기를 탄 이 대통령과 다시 한번 악수한 뒤
헬기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환송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을 떠나 두번째 순방지인 일본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특별기내에서
공식 수행원들과 3시간 이상 간담회를 갖고 방미 성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h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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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미국인들 가운데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왔다 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스꽝스럽기도 한 이같은 궁금증은 지난 1주일동안 미국의 방송과 신문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미동맹의 복원을 알리는 19일(현지시간) 오전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뉴스전문 채널인 CNN 방송은
지난 닷새동안 해왔던대로 미국을 방문중인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중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중 '반갑게도' 캠프 데이비드를 연결하겠다는 방송멘트가 나왔다.
미국의 TV방송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북핵과 관련된 부시 대통령의 짤막한 멘트만이 1분 남짓 방송됐을 뿐
TV화면은 다시 뉴욕에 있는 교황의 모습으로 채워졌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TV화면에서조차 이 대통령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TV를 끄고 2시간 뒤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워싱턴특파원들의 간담회 장소로 가면서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심하다 싶은 미국 언론의 냉대에 '한국의 위상이 과연 이 정도인가'를 수차례 곱씹었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교황 관련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렸다.
그나마 이 대통령이 전날 도널드 그레이엄 WP 회장과 회견을 해서 망정이지
워싱턴포스트에서도 MB기사를 찾아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WP는 18일자 신문에서 이 대통령의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제안 관련기사를 1면과 22면에 게재했고,
앨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도 수도권(메트로) 섹션에 싣는 '배려'를 했다.
이 대통령과 함께 교황의 그늘에 가려 '물 먹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경우는 어땠을까?
CNN은 17일 백악관 정상회담 뒤 양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실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8일자 신문에서 3면에 부시와 브라운 총리가 함께 걷는 사진을 큼지막하게 실었다.
이 대통령의 사진이 수도권 섹션면에 실린 것에 비하면 브라운총리는 특별대우를 해 준 셈이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브라운 총리가 교황의 그늘에도 불구하고
매케인,힐러리,오바마등 대선주자 3명을 만나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면서 '굴욕'이라고 조롱했다.
혹자(或者)는 한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언론의 냉대를 굳이 시시콜콜하게 끄집어 낼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분명한 사실임을 한국 국민들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송과 신문을 접하지 않은 한국 국민들로서야 연일 쏟아지는 한국 언론의 뉴스를 통해
우리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엄청난 관심사였을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교황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 때문에 이렇게 됐겠지...'라고 이해를 하려다가도
아니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정상회담 시기를 이렇게 밖에 선택하지 못했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
한 외교관계자는 미국측이 처음부터 회담 날짜를 특정했고,당시 우리로서는 교황방문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결국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의 대표적 신문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사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기사가 아닌 (이건희 회장이 특검으로부터 불구속기소된) 삼성의 전면광고였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산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 합의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타결되면서 너무 정치적이고 작위적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부시 행정부가 아닌 미국 언론의 일반적인 보도 태도를 접하면서
우리만 너무 일방적으로 한미동맹의 복원을 소리높이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케 만드는 지난 1주일이었다.
nowhere@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부시 "李대통령은 나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