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신문

[스크랩] 이제 대본소마저 망하는구나

강개토 2008. 6. 1. 08:51
 
 

예전 만화방 만화는 빠른 출간이 강점이었다.

그만큼 많은 인원이 달라붙어 만화를 만들어냈다. 만화공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면서 물량을 공급했다. 2만개 넘던 만화방은 그들의 황금 어장이었고, 수많은 독자들은 만화방에 모여 페이지를 넘겼다. 그런 호황이 이젠 추억속에 가물가물해졌지만...........

어쨌든 현재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지만 만화방 수는 대략 1천여개를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유통매장인 만화방은 몇년 사이 슬금슬금 줄어들고 있다. 더 줄어들 것이다.

최근의 일도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신작은 완전히 접고 예전 작품을 다시 출간하는 재판대열에 합류한 작가들이 늘어났다.

아예 재판만하는 작가, 신작 내고 재판 내는 작가, 신작보다 재판을 많이 내는 작가, 끝까지 신작만 내는 작가...... 뭐 이런 정도로 작가군이 나눠졌다.............


신작만 내던 고행석 작가도 최근 2005년 11월 부터 재판 대열에 합류했다. 아무래도 적자 창작을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 내린 결론 일 거다.. 이제 재판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만화방 작가는 없다.

고행석, 사마달, 황성, 하승남, 고 박봉성, 이재학, 황재, 오일룡, 조명훈, 조명운, 박원빈, 김철호, 강촌, 야설록, 모두 재판 작가다..

재판을 내면 일단 작가는 제작비를 엄청 줄인다. 출판량의 50% 내외만 나가도 흑자가 된다.

그런데 피해는 서서히 독약처럼 번진다. 만화방 운영이 힘들어 도산하기 시작하고, 독자들은 볼 만화가 적어 더욱 줄행랑을  친다. 작가는 신작에 투자할 돈이 더욱 줄어들어 재판을 멈추지 못한다.

작가가 재판이나 찍고 있으니 창작 시스템은 무너진다. 만화를 배워 작가의 꿈을 꾸던 인력들은 하루라도 빨리 새 길을 찾아 나선다. 조금이라도 재능있는 인력부터 빠져 나가고 그 자리는 하급인력이 채워 나간다............. 작품의 질은 더욱 떨어지고, 만화는 더 깊은 공황의 늪에 빠진다.

만화방이 근본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다.



만화공장이라고 욕 할 수 있던 시절은 행복했다. 이젠 욕할 대상 마저 사라져 간다.  
출처 : 상주커피가게
글쓴이 : 시다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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