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家 · Writer

伊 박물관, 교황 분노 불구 '십자가에 못박힌 개구리' 전시

강개토 2008. 8. 29. 17:50
 

【로마=로이터/뉴시스】

이탈리아 북부 볼자노의 무세이온 미술관이 28일(현지시간) 신성을 모독한다며 철거를 요구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요청을 무시, '십자가에 못박힌 개구리'를 형상화한 독일 작가 마틴 키펜베르그의 작품을 계속 전시하기로 결정해

교황은 물론 지역 정부의 분노를 사고 있다.


높이 1.3m 크기의 '주에르스트 디 퓌세'(Zuerst die Fuesse)라는 이름의 이 목조 조각품은

허리 부분에 간단한 옷을 걸친 녹색 개구리가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혀 혀를 빼문 채 양 손에 맥주컵과 계란을 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미술관측은 이 작품은 인류의 분노를 표현한 작가 키펜베르거의 자화상일 뿐이며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미술관 이사회는 이날 찬성 6대 반대 3으로 이 작품을 계속 전시하기로 결정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 달초 볼자노시가 있는 지역정부 책임자인 프란츠 팔에게

무세이온 미술관에 전시된 이 작품을 철거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십자가는 신의 사랑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 작품은 전세계 천주교도들의 신앙심에 상처를 준다.

신성을 모독하고 있을 분만 아니라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의 전시에 반대해온 팔은 작품 전시를 막기 위해 단식투쟁까지 벌였지만 작품을 전시하겠다는 미술관측의 결정을 번복시키는데는 실패했다.

신표현주의와 팝(pop), 다다이즘을 혼합산 표현으로 유명한 키펜베르거는 지난 1997년 43살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이미 런던과 파리, 취리히, 뉴욕 등 전세계에서 전시됐으며 큰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의 전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로마국립박물관의 총책임자 클라우디오 스트리나티는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미술관측의 결정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산드로 본디 이탈리아 문화장관은

"국가의 자금 지원을 받는 미술관이 신성을 모독하고 쓸모 없는 소란을 일으키는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반대했다.


<관련사진 있음>
유세진기자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