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아이폰 상륙’ 통신시장 변혁 부른다

강개토 2009. 9. 30. 07:32

 

ㆍ무선인터넷 확산 · 앱스토어 개설 등 이끌어내
ㆍ휴대폰 제조사 와이파이 기능 추가 ‘발등의 불’


10월로 예정된 아이폰의 진출을 앞두고 국내 통신시장이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300만화소 카메라를 달고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이 들어 있는
‘극히 평범한’ 스마트폰(미니 컴퓨터 기능의 휴대폰)에 불과한 아이폰의 시장 진입이
국내의 폐쇄적인 무선데이터 통신과 무선랜을 뺀 단말기에 대한 불만과 뒤섞이면서 ‘아이폰 후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당장 무선인터넷 확산과 온라인 콘텐츠 장터(앱스토어), 무선랜 휴대폰 출시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아이폰을 도입키로 한 KT는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을 겨냥한 정액요금제를 선보였다.
 KT 관계자는 29일 “월 3만5000원(100MB), 4만5000원(500MB), 6만5000원(1GB), 9만5000원(3GB)짜리 등
4종류의 스마트폰 번들 요금제를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고, 10월 중 요금제 출시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KT는 지난 27일 현재 패킷(512바이트)당 2.01원을 받는 데이터통화료를 0.25원으로 88%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KT테크를 통해 일반폰에도 와이파이 기능을 넣은 모델을 내놓고,
 삼성전자와도 와이파이 기능의 일반폰 판매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출시가 몰고 온 변화인 셈이다.

통신업계는 “업계 2위 KT가 전 세계 2500만대 이상 팔린 아이폰을 앞세워 선두 SK텔레콤을 따라잡으려고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KT가 아이폰을 들여오면 우리도 언제든지 시판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SK텔레콤과 KT가 게임 등을 사고파는 앱스토어 구축에 박차를 가한 것도 아이폰의 영향 때문이다.
아이폰은 기기 자체의 매력도 있지만 20억차례 다운로드를 자랑하는 앱스토어로 고객을 지켜왔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도 새 수익원으로서 스마트폰 활성화에 대비해 모바일 콘텐츠를 개발하고, 게임업체들도 모바일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경쓰는 눈치다.
삼성전자는 ‘옴니아2’ 등 새 스마트폰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도 움직이고 있다.
다만 LG전자는 이날 시판에 나선 야심작 ‘뉴 초콜릿폰’의 국내용에는 와이파이를 빼 차별논란을 자초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국내는 와이파이를 별로 쓰지 않아 대신 DMB를 넣었다”거나
“(무선데이터 수익 감소를 걱정하는)통신사 입김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해왔다.

결국 핵심은 아이폰 자체가 아니라 무선인터넷 요금제다.
김모씨(37·회사원)는 “아이폰이 대단한 기기여서 열광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비싼 무선데이터 이용료에 불만이 쌓인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계기로 일반 휴대폰에도 와이파이를 넣어 싸게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병역기자 junb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