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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조선일보 기자 없나요.(이해찬 전 국무총리)”
“취재기자는 없습니다.(김현 전 청와대 춘추관장)”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 재단’에서 조선일보의 4일자 1면 <“한명숙 전 총리에 수만불”>이라는 머리기사를 둘러싼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조선일보 보도를 ‘공작’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다.
기자회견 도중에 이 자리에 조선일보 기자 없느냐고 물어본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장에는 노무현 재단 상임운영위원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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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사진기자가 기자회견을 동영상촬영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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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오후 1시33분 현장에 들어섰을 때 수많은 취재진들이 현장에 있었다. 현장에는 조선일보 사진 기자도 있었다. 참여정부를 대표했던 이해찬 유시민 이병완 등 3명의 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있은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참여정부 총리를 대상으로 검찰과 언론의 공격이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오늘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아침 신문을 보고 믿을 수 없는 보도 나온 것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한명숙 총리가 어떤 사람에게 수만달러를 받았다는 뉴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또 다시 언론과 검찰의 이른바 정치 공작이 자행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신 지 6개월 남짓 밖에 안됐는데 참여정부 출신 총리를 대상으로 이런 행위 벌어지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만약 또다시 이런 행위 벌어지면 모든 것을 걸고 단호히 분쇄하겠다. (우리는) 박정희 전두환 체제도 이겨낸 사람이다. 이런 공작에 더 당할 수가 없다.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의 얘기는 단호함이 묻어났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도 “다시 음험한 정치공작 이 시작된다는 우려와 걱정 속에 이 자리를 맞게 됐다. 절대 빗겨나가지 않고 분명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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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 재단'에서 조선일보의 한명숙 전 총리 의혹 보도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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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장관은 “여러분 다 아는 것처럼 한명숙 총리는 진실한 분이다 정치만 진실한 게 아니고 삶도 평생 진실하게 산 분이다 이번 일을 보면서 언젠가 진실의 힘이 드러날 때가 올 것이다 언론인 여러분께 꼭 부탁드린다 다른 것보다 진실이 무엇인가 조선일보가 보도한 의도, 검찰이 검사들이 남모르게 흘려 내보낸 의혹 정보에 얼마나 진실을 담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서 보도를 해주시길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이것은 매우 패륜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돌아가실 때 검찰과 일부과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서로 주고받으며 내보내고 인격살인을 먼저 했기 때문에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에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의 힘을 믿고 함께 대처하겠다. 진실의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장소가 노무현 재단으로 결정된 이유는 한명숙 전 총리가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명숙 전 총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개인 성명을 통해 “오늘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사실이 아니다. 12월7일 월요일 같은 면에 같은 크기로 저의 반론을 게재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그렇지 않을 경우, 월요일 법률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을 것이다. 저는 양심에 거리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진실이 저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총리는 “(한명숙 전 총리가) 지금 나오면 언론이 다른 기사를 쓰기 위한 소재로 삼고 가상 상황으로 쓴다”고 우려했다.
언론의 후속 보도를 통해 논란을 확산시킬 생각이 없다는 설명이다. 검찰이나 언론이 한명숙 총리의 혐의를 입증할 근거를 제기하거나 6하 원칙에 맞게 의혹을 제기한다면 그때 하나하나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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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 재단'에서 조선일보의 한명숙 전 총리 의혹 보도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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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장관은 “(조선일보 보도는) 육하원칙에 따라서 보면 언제 일인지도 불확실하다. 어디서도 뚜렷하지 않다. 누구에게도 불분명하고 무언인가 진실성 여부를 따져볼 수 있는 내용이 없이 수만 달러 받은 것으로 돼 있지 않나”라면서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지금 말씀 드리면 공작에 말려드리는 게 아닌가. 아직 말씀 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조선일보 보도의 의도와 관련해 “의도가 뭔지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에 국민 호감도 올라갈 때 국가기록물 문제를 삼았고 한명숙 이사장께서 최근 국민 호감도 상승한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와 동일한 동기에 의해 동일한 방식으로 정치적 공작 시작한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조선일보 기사와 관련해 “(조선일보 기사는) 어떻게라는 구체적 정황에 대해 아무 것도 없고 받은 게 사실인 것처럼 하고 있다. 기사 그런 식으로 작성하는 것은 기자로서 부도덕한 것이다. 기사 작성 육하원칙도 갖추지 않은 기사로 명예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