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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 이동국, “몸 싸움 밀리는 느낌 없었다”

강개토 2010. 1. 19. 21:33

 

 

 

 

[스포탈코리아=말라가(스페인)] 한준 특파원

허정무호 소집 이후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사자왕’ 이동국이

가상의 그리스로 상대한 핀란드를 상대로 빼어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며 호평 받았다.

이동국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오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시우닷 데 말라가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2-0 완승에 기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가진 이동국은 “일단 이겼으니까 좋다.

새해 들어서 A매치 첫 승을 한 것이 상당히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핀란드 수비진은 모두가 180cm 중후반, 190cm에 이르는 장신에 건장한 체구를 갖춘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스 역시 신체 조건이 특출한 상대다. 이동국은 힘 있는 유럽 수비수들을 상대로 공중볼 경합과 포스트 플레이를 능숙하게 해냈다.

핀란드의 스튜어트 박스터 감독도 “한국의 20번 공격수의 공중전 능력에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동국은 “상대의 파워에 안 밀리려고 노력했다.

몸을 부딪혀보니까, 직접 몸싸움을 해보니까 전혀 밀린다는 느낌이 안들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한국에서부터 그런 플레이를 해왔다.

영국에서도 해왔고, 이때까지 스타일상 공중볼에서 따내야만 우리 팀이 쉽게 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이미 게으르고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세간의 평가를 ‘K리그 MVP’ 등극으로 일축했고,

이제 대표팀에서 유럽팀을 상대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동국은 격렬한 몸싸움 속에서도 허정무호 소집 후 처음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었다. 오늘은 특히 사이드로 빠져 다니는 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감독님과 팀이 원하는 것이 그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했다.”

이날 이동국은 전반전에 염기훈과 투톱을 이뤘고,

김두현이 투입된 이후에는 원톱으로 나서 전방 포스트 플레이를 비롯해 전후좌우를 활발히 움직이며 공격진의 매끄러운 움직임을 유도해냈다.

그동안 이동국이 원톱으로는 100% 기량을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날 그는 득점 이외에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원톱이든 투톱이든 (전술에 걸맞는) 역할이 있다.

그 역할에 최대한 만족하려고 하고 있고, 경기장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좋았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유일한 흠이었다.

이동국은 실제로 헤딩슛으로 골맛을 볼 뻔하기도 했다.

의연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하던 이동국은 당시 무효골 판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경기 중에도 골 포스트를 붙잡고 쉽게 아쉬움을 삼키지 못했었다.

“실은 오늘 골이 들어간 거였는데 선심이 잡아주지 못했다.

그걸 뒤로 하고 마지막 남은 경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팀은 22일 라트비아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전훈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과연 이동국이 라트비아전에서 대표팀 복귀 축포를 쏘아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