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레전드(전설)'라고 하는데 좀 건방지지 않나요?"
MBC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20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DJ 배철수의 소감은 소박하고 겸손했다.
'음악캠프' 20주년을 기념해 수많은 팝 앨범 중 배철수가
고심을 거듭해 선택한 100장의 음반과 기념 서적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이 출간된다.
배철수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며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자신에 대한 관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책 제목이 원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이었다.
인간 배철수 또는 DJ 배철수는 결코 전설이 될 수 없고, 갈 길이 멀다.
좀 건방진 제목이지만 책에 수록된 100장의 음반은 세계 음악계에서도 전설로 불리는 음반들이고,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20년 동안 색이 변하지 않고 계속 해서 유지해 온 것이 전설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강력하게 반대하지는 않았다(웃음).
그렇지만 적극 지지하는 편은 아니다."
이어 "방송 20주년을 맞아 할 만한 게 없을까 궁리하다가
평생을 음악과 함께 해 온 만큼 크게 야단을 맞거나 욕먹지 않겠구나 싶어서 100장을 선정했다"며
"음악은 객관성을 띠는 것 같아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평론가나 음악가들이 추구하는 음악성과 대중이 느끼는 친근함 또는 대중성의 중간에 접합점을 찾으려고 했다"고 발매 배경과 선정 기준을 설명했다.
또 "(지난 20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나 혼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게 방송을 했고,
마치 신선놀음을 하면서 확 지나간 것 같다"고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방송을 계속하고 그만두는 것은 방송사나 정부, 제작진이 아닌 청취자들이 결정하는 것 같다.
더 이상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고, 재미도 없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배철수는 "방송 환경의 변화로 라디오는 완벽한 쌍방향 소통으로 가장 매력적인 매체가 됐다.
가끔 주변에서 이제는 주부 대상 프로그램이나 '여성시대' '지금은 라디오시대'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20, 30대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즐겁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20년 동안 단 한번도 '음악캠프'에 지각하거나 결방을 한 적이 없다.
최소한 2시간 전에 라디오 스튜디오에 나와 그날 방송될 음악을 직접 듣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는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이 지각이나 결석을 안해서 개근상을 탄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일찍 오니까 심지어 날 MBC 직원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배철수는 가요계 표절 논란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표절 판정을 내리는 것은 애매한 문제다.
표절은 만든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의도적으로 베낀 것인지, 아니면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는 것은 결국 양심의 문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송골매 재결성에 대해서도 "송골매라는 팀은 내 젊은 시절의 전부였고, 내 분신이라고 생각한다.
송골매의 리더였다는 강한 자부심이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팀이 전설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같이 하지는 못할망정 '하지 말라'고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기왕 시작했으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글 박준범기자·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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