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김지현 기자]
솔로 여성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하며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MBC TV '파스타'(서숙향 극본, 권석장 연출)가 아쉬움 속에 종영됐다.
9일 마무리 된 '파스타'의 마지막은 말 그대로 훈훈했다. 모든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며 우정이 빛났고, 서러운 일이 많았던 레스토랑 라스페라 주방의 국내파 4인은 이태리 유학 길에 올랐다.
하지만 '파스타'의 백미는 유경(공효진) 현욱(이선균) 커플.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달콤 살벌한 연애는 라스페라에서 여전히 계속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횡단보도로 달려가 달콤한 키스를 나누며 내일도 여전히 함께 서 있을 수 있는 주방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현욱은 여전히 '다시'를 외치는 살벌한 쉐프지만 유경을 깊이 사랑하는 달콤한 연인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파스타'는 2-30대 특히 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좋아했던 작품이다. '파스타'는 뚜려한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다.
자극적인 사건과 대사가 전혀 없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캐릭터간의 갈등도 없다.
물론 오세영(이하늬)와 현욱(이선균)의 처음 앙숙으로 등장하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 두 사람의 갈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파스타'의 인기 비결은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두 남녀의 평범하지만 달콤한 사랑이다.
이 드라마는 면과 소스가 적절히 섞여져있고 소금이 적당해 짜지 않은, 담백한 맛이 나는 파스타와 같았다. 직장 내 갈등(주방 내)과 사내 연애 등 자연스러운 소재들을 절대 과장하지 않는 선에서 아기자기하게 그려냈다.
최고의 커플 연기 보여준 공효진 이선균 하지만 '파스타'의 진짜 재미는 공효진과 이선균의 주거니 받거니 자연스러운 연인 연기에 있었다. '파스타'의 인기는 이 두 주연배우의 명품 연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서히 유경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끌리는 버럭남 현욱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한 이선균은 그저 단순한 로맨틱 가이로만 부각됐던 그의 기존 이미지를 한 발걸음 진일보시켰다.
물론 극 초반 다소 부정확한 발음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나 비판이 일어나자마자 정확히 대사를 내 뱉는 영리함을 발휘했다. 다소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버럭남 캐릭터를 오히려 여성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보이게 한 것도 순전히 그의 연기 힘이다.
겉은 가시로 가득하지만 속내는 물기 가득한 선인장 같은 최현욱의 이중적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연인 유경을 까칠한 쉐프로 대하면서도 그녀에게 은근히 안절부절하는 현욱의 연기를 맛깔나게 표현했다.
이선균의 이같은 좋은 연기를 뒷바침해 준 것은 공효진이다. 공효진이 아니라면 이선균도 빛날 수 없었을 만큼 그녀의 연기는 뛰어났다.
'쉐프~'를 연신 외치며 그를 따라다니는 공효진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다소 세보였던 그녀의 이미지를 희석시켜줬다.
또 현욱에게 의지하며 수동적이게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인 유경을 그는 너무 약하게만 보이지 않게 연기했다. 수동적인 여자가 아니라 한 남자에게 푹 빠진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공효진은 유경으로 살았던 겨울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쉬운 종영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건 이선균도 마찬가지일 터.
두 사람은 유경과 현욱을 통해 그들의 또 다른 매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이 열광한 건 '파스타'가 아니라 두 사람의 연기였다.
[김지현 기자 win@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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