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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낭가파르바트 정상 배경도 달랐다

강개토 2010. 8. 27. 21:15

 낭가파르바트 정상 배경도 달랐다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정을 둘러싼 오은선 씨(44ㆍ블랙야크) 논란이다.
일단 대한산악연맹에서 "칸첸중가 등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공식 견해를 밝혔다.
연맹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제적인 망신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낭가파르바트 정상 사진도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 새로운 의혹 '낭가파르바트 정상 사진'

↑ 오은선 정상 사진

↑ 故고미영 정상 사진

 

 

 
새롭게 의혹이 제기된 건 오은선 씨가 오른 히말라야 14좌 중 낭가파르바트 정상 사진이다.
오씨가 정상에 오른 건 작년 7월께.
공교롭게도 당시 14좌 완등을 놓고 경쟁을 펼쳤던 고 고미영 씨와 같은 날 정상에 올랐다.

매일경제신문에 정상 비교 사진을 단독 제보한 산악계 관계자는
"오은선 씨가 먼저 정상에 오른 뒤 고미영 씨가 뒤이어 올랐다.
바위 배경뿐 아니라 기상 상태도 너무 다르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진(위에서두번째)을 보면 유
명을 달리한 고미영 씨 정상 사진엔 바위가 많은 반면
오씨 사진(월간 산 제공)은 눈밭이다.
기상상태도 완전히 다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칸첸중가를 둘러싼 남은 의혹도 여전히 쟁점이다.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에 가장 먼저 의혹을 제기한 산악인은 김재수 대장.
김씨는 오씨가 작년 5월 6일 칸첸중가에 다녀온 지 12일 후인
같은 달 18일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분위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꼽은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정상 사진이 다르다는 점 
△오씨가 정상에서 산소통을 보지 못했다는 점
△오씨 깃발이 한참 아래쪽에서 발견됐다는 점이다.

오씨 측이 내놓은 해명은 이렇다.
 
시시각각 변하는 히말라야 기상을 고려하면
열흘 차이지만 정상 분위기가 다를 수도 있다는 것.
 
산소통 문제도 논란이다.
일단 김 대장과 같은 날
조금 일찍 칸첸중가에 등정한 노르웨이 산악인 욘 겡달은
정상 7~8m 아래 바위 옆에 있던 산소통을 봤고,
셰르파가 이를 정상으로 옮겨놓았다고 증언한다.
 
오씨 소속사인 블랙야크 측은
"7~8m 아래에 바위가 있었다는 겡달 진술이
5~10m 아래에서 등정사진을 찍었다는 주장과 맞아떨어진다"며
"이게 오히려 오씨 등정 사진처럼 정상 부근에 바위가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반문한다.

오씨 모교인 수원대 깃발 행방은 가장 큰 논란거리다.
"잃어버렸다"던 깃발이 정상 아래 20~30m 부근에,
그것도 돌 4개에 눌린 채 발견됐다는 사실은 언뜻 납득하기 힘들다.
악천후 때문에 정상을 착각하고 한참 아래에 깃발을 두고 내려갔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 의혹보다 더한 말 바꾸기

산악인들은 의혹보다 '오은선 씨 말 바꾸기'를 더 문제 삼고 있다.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할 산악인이 수없이 말을 바꾼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오씨는 의혹이 제기된 시점부터 말 바꾸기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히말라야 등정 인증 권위자인 홀리 여사와 관련된 부분이다.
본인은 "홀리 여사를 만났고 14좌 완등을 인정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지만
홀리 여사는 "오은선이 제시한 사진은 카트만두 외곽 어디에서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다.
인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모교 깃발을 잃어버린 것 역시 마찬가지.
 
처음엔
"잃어버렸다"고 했다가
이후 김재수 대장팀이 깃발을 정상 아래에서 발견하자 또 말을 바꾼다.
 
독수리 바위에서 정상까지 너무 짧은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서도
오씨는 일관된 주장을 펴지 못하고 있다.
산악인들은 이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프로 골퍼가 한 번 가 본 코스를 구석구석 기억하는 것처럼
산악인들도 한 번 가 본 산이라면 코스를 제대로 기억한다는 것.

더욱이 칸첸중가 정상으로 갈 때 꼭 거쳐야 하는 협곡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 산악인은 "히말라야 정복은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게 아니다.
코스 매니지먼트를 몇 번이고 한 뒤 정복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기억이 왔다갔다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신익수 레저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