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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투바인민공화국, 러시아에 합병

강개토 2010. 10. 11. 08:56
ㆍ시베리아의 작은 나라 ‘컬트 여행지’

 


1944년 10월11일 투바인민공화국이 러시아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 합병됐다.

투바는 남쪽으로 몽골, 북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시베리아의 작은 나라다.
이들은 초원에 천막집 ‘유르트’를 세우고 야크를 몰며 유목민으로 살아왔다.
오랫동안 세계 지도에서도 생략된 투바는 ‘컬트 여행지’로 꼽혔다.
 
철자에 모음이 하나도 없는
수도 키질(KYZYL),
수집가들을 매료시킨 삼각형·다이아몬드 모양의 우표,
거기다 키질을 따라 흐르는 예니세이 강변에는
‘아시아의 중심 비석’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졌다.
냉전 시절,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투바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투바의 컬트적 추종자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이다.
파인만과 그의 친구들은 투바의 존재 자체에 매혹돼 1980년대 수차례 투바 방문을 계획했다.
파인만은 꿈을 못 이룬 채 눈을 감았고, 친구 랄프 레이튼은 마침내 투바에 발을 디뎠다.
레이튼의 <투바-리처드 파인만의 마지막 여행>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돼 수백만명의 투바 추종자를 만들어냈다.

미국 시각장애인 블루스 음악가 폴 피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우연히 목구멍을 떨어 노래하는 전통 창법 ‘후메이’를 듣고 투바로 떠났다.
그가 투바 국민 ‘후메이’ 가수 콩가르-올 온다르를 만나
협연을 벌이기까지의 과정은 다큐멘터리 영화 <젱기스 블루스>로 제작됐다.

몽골 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 터키어와 비슷한 언어를 쓰고 티베트 불교를 믿는 나라.
정치적으로는 중국과 옛 소련의 영향을 받았다.
1757년 청나라에 편입돼 중국 변방 국가로 존재하다 옛 소련의 도움으로 1921년 독립했다.
 
수집가들에게 인기를 끈 독특한 우표는
대부분 이 투바인민공화국, 즉 ‘탄누 투바’ 때 발행됐다.
짧은 독립 국가 시절은 1944년 소련에 합병되면서 막을 내렸다.
그때만 해도 국민 15명 중 1명일 정도로 많던 라마승과,
725명에 이르던 샤먼(샤머니즘 지도자)은 사회주의를 통과하며 자취를 감췄다.

91년 옛 소련 붕괴 뒤에도 투바는 자치공화국으로 남아 있다.
투바는 지난해 여름 푸틴 러시아 전 대통령이 말을 타고 수영하며 휴가를 보낸 곳으로
전 세계 미디어에 잠깐 모습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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