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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연개소문..그들의 '철비늘 갑옷' 첫 발견

강개토 2011. 5. 18. 11:56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고구려 영양왕 23년인 612년, 수나라와 고구려의 전쟁이 시작됐다.

100만을 훌쩍 넘는 수나라 병사들을 마주한 을지문덕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가 '앞으로'를 외치며 오른팔을 들어 올리자 뒤따르던 병사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갔다.

화살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여기저기서 칼날이 번뜩였다.

그 때 화살 가운데 하나가 을지문덕을 향해 날아들었다.

 "쨍" 화살은 을지문덕의 철비늘 갑옷을 맞고 튕겨나갔다.

명찰 정도 크기의 철비늘을 가죽 끈으로 겹겹이 꿰어

어지간한 화살에는 뚫리지 않는 철비늘 갑옷의 위력이었다.

 그렇게 을지문덕은 전장을 자유로이 누볐고, 수나라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고구려를 대표하는 장수

을지문덕, 연개소문 등이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비늘 갑옷(찰갑)이 150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대학교박물관(관장 송기호)은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의 허가를 받아

조사 중인 경기 연천 무등리 2보루 유적 문터에서

고구려 찰갑을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중국 길림성 등에서 찰갑을 이루는 철비늘 파편 수백 조각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찰갑이 완전한 형태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학교박물관 발굴조사단은 지난해 4~6월 연천군 의뢰로

'경기 고구려 유적에 대한 종합 정비계획'에 따른 무등리 2보루 시굴조사를 했고,

올해 초 추가 학술조사 의뢰를 받은 뒤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조사단은 5~7세기 유적인 무등리 2보루에서 찰갑 외에

석축 성벽, 고구려 토기편과 기와편, 탄화미를 비롯한 곡물 등을 확인했다.

무등리 2보루 발굴조사를 맡은 양시은 서울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중국 등에서 발굴된 찰갑은

속내나 철비늘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한 두편씩 있는 형태라

그 파편이 갑옷의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인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이번에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찰갑을 바탕으로

복원작업을 하고나면 고구려 찰갑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말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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