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신문

추억 따라 취향 따라, 업그레이드 된 만화방

강개토 2012. 3. 15. 17:46

[여성중앙]

낡은 소파에 담배 연기 자욱하던 옛날 기억은 잊자.

빌려볼 곳이 없다는 투정도 뭘 모르는 얘기다.

동네 카페 가듯, 아이 데리고 편하게 놀러갈 수 있는 업그레이드 만화방 리스트.

만화책 벼룩시장 열리는 홍대 앞 '한 잔의 룰루랄라'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홍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만화 카페가 생겼다.

1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양TOONK'가 터줏대감이고,

그 집을 중심으로 골목길 안쪽까지 재밌는 만화 카페가 많다.

단골들은 이 길을 '홍대 만화거리'라고 부른다.

골목길 끝까지 들어오면 간판도 없이 숨어 있는

'한 잔의 룰루랄라'라는 카페가 나오는데 여기가 요즘 인기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만화광이 만든 곳인데,

직업 만화가들이 작업실로도 쓰고 단골들끼리 벼룩시장을 열어 만화책도 바꿔본다.

신간이 나오면 자기들끼리 모여 출판 전시회를 하고 가끔씩 인디 밴드가 찾아와 공연도 한다.

만화를 매개로 모인 문화 공간이다.

팁 하나를 알려주자면, 핫초코가 맛있다.

문의_02-337-9897



 

 

 

'보물섬'이 그립다면 헤이리 '뜬금없이 만화방'

지금은 절판된 만화 잡지『보물섬』은 '국민학교' 세대에겐 '워너비'였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는『르네상스』나『댕기』같은 만화 잡지가 참 인기였다.

순정 만화의 전설로 꼽히는 '캔디캔디'나 '아르미안의 네 딸들' 같은 책은

 요즘도 만화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 아이템으로 꼽힌다.

파주 헤이리 출판단지에 문 연 '뜬금없이 만화방'에는 이런 책이 가득하다.

복고풍 인테리어에 향수를 자극하는 책이 많아서,

아이 데리고 온 어른들이 오히려 정신 뺏겨 몇 시간씩 책을 보다 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들을 위한 만화나 요즘 정서에 맞는 '그래픽 노블'도 볼 수 있다.

만화가 부부가 작업실 겸 북카페로 문을 열었는데 아이들 대상으로 만화 교실이 열리는 것도 특징.

입장료는 하루 기준으로 어른 5000원, 아이는 3000원.

문의_031-943-4172

 

 

우리나라 만화는 다 있다 상도동 '코믹커즐'


만화를 보는 곳만 줄어든 게 아니라 만화책을 구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줄었다.

언제부터인가 대여점이나 동네 책방들이 자취를 많이 감추면서부터다.

만화 입지가 조금씩 좁아지던 찰나, 한 만화 전문 출판사에서 아예 책방을 냈다.

'우리나라 만화책은 전부 구할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1층은 여유로운 커피숍이다.

북카페는 아니지만 진열대에 잡지 대신 만화책이 눈에 띈다.

권수도 넉넉해서 여럿이 몰려가 한꺼번에 봐도 문제없다.

한쪽 벽에 들어선 피규어를 구경하고,

만화가들 사인이 전시된 계단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거기가 서점이다.

캐릭터 상품 파는 부스를 제외하면 책방 전체가 전부 만화책인데,

규모는 어지간한 책방보다 크다.

지하철 7호선 상도역 사거리에 있는데,

근처에 카페나 서점이 별로 없어 동네 단골이 많다.

문의_02-823-5432

 

 

만화광을 위한 도서관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

원래 서울시에서

만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평소 만화에 관한 기획전이나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어서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는 제법 입소문이 난 곳이다.

하지만 자주 오는 사람들도 잘 몰라서 지나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도서 정보실'이다.

딱딱한 이름 때문인지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신분증만 있으면 무료로 들어가서 하루 종일 만화책을 볼 수 있다.

보관된 책만 약 4만 권이다.

말하자면 국내 유일의 '만화 도서관'이다.

실컷 책을 보다 지루해지면 미니 시어터에서 애니메이션을 봐도 된다.

신간 업데이트가 빨라 젊은 만화광들이 자주 찾는다.

떠드는 사람이 없는 도서관 콘셉트이니 어린아이를 데려갈 때는 주의할 것.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매주 월요일은 쉰다.

문의_02-3455-8341


추억 따라 취향 따라, 업그레이드 된 만화방
만화 카페 주인 추천! 겨울밤 읽기 좋은 취향별 만화

기획_이한 취재_김송희 사진_하지영, 김진희

여성중앙 2012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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