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가 하시모토 마사루 씨(70)는

자신의 이름을 두고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1941년에 태어난 그에게,

아버지는 일본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로 ‘마사루(勝)’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하시모토 씨는 평생 이름과는 반대 방향으로 살아왔다.

 

는 다른 민족들에게

속죄하자고 촉구하는 일본의 몇 안 되는 반전 만화가이다.

5월10일 방한한 하시모토 씨는

이튿날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최한 수요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시사IN 조남진



그가 ‘반전’과 함께 만화를 통해 부르짖는 것 중 하나가 ‘반핵’이다.

20세기는

핵폭탄으로 대변되는 ‘직접적인 전쟁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원자력발전소처럼 평화의 탈을 쓴 위험이 상존하는 ‘간접적인 전쟁의 시기’라는 것이다.

하시모토 씨의 말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일본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텔레비전에 나와

‘원전은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신문들은 도쿄전력을 감싸는 보도만 내보내고 있다.”

그처럼 ‘바뀌지 않는 세상 때문에 하시모토 씨는 지난 40년간 손에서 붓을 놓지 못했다.

 

“기쁜 일인지 슬픈 일인지 모르지만,

아직 이 세상은 나처럼 비판하고 풍자하는 만화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