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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유희’, 기막힌 조어다.

강개토 2007. 4. 6. 10:26


[OSEN=강희수 기자]

마녀유희’, 기막힌 조어다.

독한 사람을 뜻하는 ‘마녀’와 놀이 또는 즐거움을 의미하는

‘유희’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 제목은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의 주제가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마녀로 지칭되는 독한 여자가 사랑을 찾아가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스스로도 변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사실 ‘마녀’와 ‘유희’는 한 사람이다.

마유희(한가인 분)라는 극중 인물을 어떤 사람들은 ‘마녀’로 부르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유희’로 인식한다.

‘마녀’로 부르는 이들은 마유희가 이끄는 광고 회사의 직원들이다.

 젊은 나이에 회사를 세워 독하게 일해 성공한 CEO다. 그녀를 부하직원들이 볼 때는 ‘마녀’처럼 느껴진다.

‘유희’는 마녀 같은 그녀에게서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주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의 몫이다.

채무룡(재희 분)과 조니 크루거(데니스오 분)가 그녀를 볼 때는 성공한 CEO도 완벽한 사람도 아니다.

그저 사랑스럽고 여린 여인에 불과하다.

결국 일과 사랑의 두 분야에서 극도로 대비되어야 하는 캐릭터가 마유희다.

 

 

SBS TV 수목드라마 ‘마녀유희’(김원진 극본, 전기상 연출)는 이 두 가지를 노린 드라마이다.

‘마녀’의 모습과 ‘유희’의 모습을 상반되게 그리면서 시청자들에게는 즐거움(유희)을 주고자 하는 작품이다.

그만큼 ‘마녀’와 ‘유희’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런데 ‘마녀유희’에서 그려지는 그림들은

‘마녀’보다는 ‘유희’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파티에서 속옷을 노출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고

성추행을 시도하는 치한에게 멋진 돌려차기를 먹이기도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마녀’를 완성시킬 수는 없다.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는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상사의 압박을 받는 직원들이 그 스트레스조차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좀처럼

‘마녀’의 위신이 서지 않는다.

이런 탓에 ‘마녀’가 종종 호되게 당하는 모습에서도 시청자들은 대리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

마녀’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면 커질수록 작은 복수에서 오는 쾌감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데

‘마녀’가 약하니 ‘유희’도 그렇게 신나지 않는다.

오히려 제대로 ‘마녀 다운’ 모습은 유준하 역의 김정훈에게서 느껴지고 있다.

도도해 보이는 외모, 가시 돋친 말투, 그리고 엄청난 사연을 숨기고 있는 듯한 그늘이 준하의 모습이다.

시청자들은 마유희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마녀성을 그나마 준하에게서 느끼며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한가인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말이 있다.

“조금만 더 마녀스러웠으면, 어떡하면 좀더 마녀스러워 질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극이 진행된 현재까지의 결과로만 보면 한가인의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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