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준의영화창고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특별전

강개토 2008. 2. 16. 15:24
 

 

  SEC: 특별전
  ★ SUB   슈람 Schramm
  ★ DIR: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Jörg BUTTGEREIT)
  ★ ETC: Germany/1993/75min/35mm/Color

 

로타 슈람(플로리안 쾨르너 폰 구스토프)은 지금 죽어가고 있다. "립스틱 킬러" 로 유명했던 그였지만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 집의 벽을 페인트 필하다가 그만 사다리에서 떨어진 것이다. 슈람은 자신의 마지막 희생자 두 명을 살해하고 난 뒤 핏자국을 감추기 위해서 벽에 페인트 칠을 하고 있었다. 희생자들은 슈람의 집을 방문한 전도사들이었는데, 그들은 하필이면 슈람이 옆집 창녀(모니카 엠)와의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슈람의 집을 찾아왔던 것이다. 지금 슈람의 입에선 피가 흐르고 있고 머리는 빙글빙글 도는 것이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영화의 사건과 시간도 빙글빙글 돌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 먼저 일어났으며 어느 것이 나중에 일어난 일일까? 슈람은 옆집 창녀를 좋아해왔고 벽을 통해 들려오는 그녀와 고객이 나누는 성관계 소리를 들으며 혼자 자위하는 것을 즐겼다. 그녀 또한 그를 좋아했다. 그래서 뭔가 수상하게 느껴지는 고객의 집을 방문할 때 슈람에게 함께 가주길 부탁했다. 그녀가 일을 마치고 난 후 둘은 슈람의 아파트로 돌아와 식사를 하고 술도 마시게 됐는데, 슈람은 그녀에게 약을 먹인 후, 혼자 자위하면서 늘 꿈꿔왔던 일을 실천에 옮긴다. 그녀는 지금 슈람의 아파트 문을 노크하고 있다. 슈람은 오늘 밤 그 수상한 고객인 존의 집에 그녀와 동행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이제 너무 늦어버렸다. 오늘 아침 그녀가 떠난 후 슈람은 혼란스러워진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킬 곳이 필요했었는데, 때마침 전도사들이 슈람의 집을 방문해 주었던 것이다. 이젠 피투성이 시체로 변해버린 전도사들의 시체는 마루 바닥에 섹스 체위로 조심스럽게 놓여져 있다. 그들을 살해한 후 슈람은 벽을 새로 칠해야만 했던 것이다. 부트게라이트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에서 예술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인 <슈람>은 자유 연상과 생략적으로 흐르는 시간에 대한 영화이다. 또한 슬픈 사랑과 혼란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이야기를 전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요하네스 쇤헤르)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Jörg BUTTGEREIT)
1963년 베를린 출생. 14살 때부터 수퍼 8미리 단편영화를 찍기 시작했으며 1987년 시체와의 사랑을 다룬 장편 <네크로맨틱>으로 논쟁을 일으키며 데뷔했다. 이후 <네크로맨틱Ⅱ>(1991), <슈람>(1993) 등 저예산으로 죽음과 네크로필리아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들며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그는 영화감독 겸 DJ이며, 독일 최초로 일본 괴수 영화들에 관한 관련 서적을 발표했으며, 현재는 라디오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