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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혁 부친 울분 "누워만 있는 애가 무슨 잘못을"

강개토 2008. 2. 27. 07:47
 

[데일리안 이정래 기자]

◇ ⓒ 롯데 자이언츠

 

" 몇 년째 의식 없이 누워만 있는 우리 아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욕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임수혁(前롯데 자이언츠) 부친 임윤빈씨가 한숨을 내쉬며 한 말이다.

 

 

경기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수년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 있는 야구 선수와

그로인해 고통 받고 있는 가족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사이버 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모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서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로

 임수혁과 그의 가족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비방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있다는 제보가 사실로 드러났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임수혁과 가족들을 비방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이나 올라오고 있었다.

이런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은 1~2명이 아니라 10여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게시 글들은 네티즌들에 의해 포털사이트로 옮겨지면서

임수혁 가족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야구팬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주고 있다.

 

처음 제보를 받고 해당 사이트에 문의한 결과

" 게시판 모니터를 해보겠다 " 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문제의 네티즌들은 이후에도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고 버젓이 해당 게시판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임수혁 선수가 병상에 누워있는 상황을 노골적으로 비꼬거나,

선수 부인에게 성적 모욕을 주는 글과 패러디 물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었다.

표현의 수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과격하고 저급했다.

 

악성 게시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은 야구팬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게시 글을 올리는 주된 이유는 야구팬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이트의 야구팬들이 정기적으로 임수혁 선수를 위한 모금활동을 벌여왔으며,

지난겨울에도 모금을 통해 성금을 전달했을 만큼 임수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

 

임수혁 가족들은 문제의 게시글을 올린 해당 네티즌들을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및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

 

아이피를 차단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하는 수준의 대처방법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가 익명성 아래

지속적으로 자행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된 것.

 

임수혁에게는 10대 사춘기에 접어든 2명의 자녀가 있다.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생각 없는 비난 글이 자칫 큰 상처를 줄까 염려스럽다.

임수혁의 가족들뿐만이 아니라 야구를 아끼는 팬들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이와 같은 일들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악성 게시글을 올린 10여명의 네티즌 가운데 < 데일리안 스포츠 > 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혀온 2명의 네티즌은 모두 고등학생이었으며, 이들은 가족들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 가운데 해당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임수혁의 둘째 형 임강혁 씨는 휴대폰 전원을 꺼놓아 더 이상 연락을 취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