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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흔드는 '강한 위안화'

강개토 2008. 4. 7. 09:03

 

구매력 올라 美 부동산 등 사들여…

'1달러=6위안대' 초읽기


중국 위안화 가치의 가파른 상승으로
'1달러=6위안화 시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위안화가 강한 구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사업을 하는 장춘녠(張春年·49)씨는
올해 초 미국 뉴욕의 아파트 1채와 싱가포르 오차드(Orchard) 거리의 상가 1채를 구입했다.
그는 "뉴욕의 아파트 가격이 1년 전보다 20% 이상 떨어진 데다,
위안화 가치가 10% 올라 훨씬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샀다"고 말했다.

장씨처럼 위안화의 강해진 구매력을 이용, 뉴욕·캘리포니아 등 미국 대도시의 주택과 상가를 사들이는 중국인 투자자가 늘고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중소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중국 기업인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6개의 우량 중소기업 매입을 추진 중이라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3일 현재 위안화는 달러당 7.0192위안을 기록, 2005년 7월 중국 정부의 환율 개혁 조치 이후 18% 정도 올랐다.
위안화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0여 차례 최고가를 경신하며 4% 절상됐다.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들여온 위안화는 7억7000만 위안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7년 전과 비교해 300배 폭증한 금액이다.
일본인들이 위안화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위안화 재테크'에 나선 것이다.

홍콩에서도 위안화 예금 규모가 작년 1월 242억 위안에서 올 2월에는 478억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3년 전에는 100홍콩달러를 내면 107위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100홍콩달러=90.02위안'으로 위안화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베트남·라오스, 태국 북부 등 중국 접경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편의점과 식당, 일반 상점에서 위안화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퉁지대 경영관리대학원의 스젠쉰(石建勛) 교수는
"2010년 중국~아세안 간 인구 17억 명의 자유무역지대가 출범하면 위안화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强) 위안화 시대'는 급팽창해온 중국경제의 성장을 둔화시켜 한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 무역관의 김명신 과장은
"위안화 강세 지속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과 수출이 둔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대중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의달 특파원=홍콩 ed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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