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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동 시대를 살면서 늘 함께 부대끼고 비교되며 살게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예술계에 그런 사람들이 많이 보여지는데...
미술계를 보자면 외국에서는 고갱과 고흐를 대표적으로 꼽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소설로 다룬 <바람의 화원>(밀리언하우스)이 출간되었고,
이번에는 박신양, 문근영을 주연으로 SBS에서 드라마까지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원작이 소설이니,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형태로 구성되었겠지?
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 벌써 기대되지만,
우선 김홍도와 신윤복이 어떤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의 삶이 책과 드라마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파헤쳐보자.
다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홍도와 신윤복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 즉 환쟁이의 이야기이다. 시대적 상황도 결코 그들에게는 녹녹치 않았고, 환쟁이라는 직업(?)에 대한 세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의 이야기는 이들보다 조금 일찍, '이산'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우리들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로 의빈 성씨 역을 맡았던 한지민. 그리고 몰래 그림을 팔아먹으며 극의 재미를 더해주던 이천 역의 지상렬이 바로 그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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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은 그들이 활동하던 도화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결 구도의 소설이다.
물론 내용은 늘 그렇듯이 대부분의 사극이 다뤄왔던 정조 이야기이며,
사도세자의 죽음과 그 배후를 밝히려는 미스테리의 형식을 띄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면 이야기가 너무 재미없지 않겠는가!
책에서 맛깔나게 보여줬던 재미커리를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우선 책 속 재미커리부터 찾아보자.
#1.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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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비슷한 나이와, 조선 3대 풍속화가라는 타이틀에서 엿볼 수 있는 소재의 유사함,
새로운 사조의 과감한 사용 & 수묵화 일색에서 색체의 과감한 도입 등
적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는 적극성 등 모든 면에서 너무도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2.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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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라는 소재를 두고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린 그림이다. 그림은 사실 너무도 다르다.
투박하고 거친 터치와 너무도 일상적인 빨래터의 모습을 김홍도가 그렸다면,
신윤복은 그 같은 공간에서 사람만 다르게 배치했다.
기생과 양반으로. 대상이 틀리기 때문일까?
그 색감은 너무도 부드럽고 터치 또한 유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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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술집이다. 신윤복의 그림은 전체적인 정황을 보여주듯 멀리서 주막 안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
주변 집들의 정황이며, 사람들도 이제 막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으려는 리얼함까지 보여준다.
게다가 술집 여주인의 엉거주춤한 자세에서도 은근한 반가움이 엿보인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나도 그 화면 안으로 들어가서 술 한잔 걸치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김홍도의 주막은 왠지모를 적막과 음울함,
그리고 배경은 전혀 없이 상황만을 그려놓은,
어찌보면 조금 재미없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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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우물가다. 김홍도의 그림은 남성이 정 중앙에 위치함으로써 화면의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선처리는 고개를 살짝 돌리고 있는 여성들에게 맞춰져 있다.
이 그림 또한 주막처럼 과감한 배경 삭제를 통한 집중과 굵은 선의 튼튼한 느낌을 준다.
반면 신윤복의 그림은 또 다르다.
그런데 왠 그림 얘기? 다소 쌩뚱맞을 수 있지만, 이 그림을 봐야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 중 1명이 문근영인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까 김홍도와 신윤복이 남자라고 했는데 왜 문근영이 신윤복 역을 하는 걸까? 그 답이 바로 그림에 있다. 신윤복의 그림은 색체나 꼼꼼한 배경처리 등으로 너무도 여성스럽다 보니 알고보니 '신윤복이 여자더라'류로 처리함으로써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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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한 공개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여기서 Stop!
#3. 해석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를, 그리고 이 책을 꼭 봐야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다소 소설적 허구가 섞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조-사도세자-정조,
그리고 정조의 죽음으로 연결되는 역사의 큰 틀거리를 짧고 간결하게 드러내고 해석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사적 의의 보다도 작가의 해석이 작품의 재미를 몇 배 더 배가 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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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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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랬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다.
<바람의 화원>
이 책만큼은 원작을 뛰어넘는 그런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온에어'를 재미있게 보고난 후유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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