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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여자월드컵]북한보다 못한 저변, 한국 4강은 '기적'

강개토 2010. 7. 26. 17:24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한국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이 26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1983년 U-20 남자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로 이룬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4강 진출이다.

여자축구의 척박하고 열악한 현실 때문인지 앞선 두 번의 호성적 이상으로 이번 여자대표팀에 쏟아지는 갈채와 성원은 대단하다.

 

 

 
대한축구협회(2010년 5월31일 기준)에 따르면,
여자축구팀은 초등부 18팀, 중등부 17팀, 고등부 16팀, 대학부 6팀, U-12 1팀, 실업 7팀으로 총 65팀이다.
등록선수는 1404명이다.

남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남자는 총 735팀, 2만2210명이 등록돼 있다.
여자축구 선진국인 미국, 독일, 일본과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특히 한국이 4강에서 만나게 될 독일은 여자축구 인구만 100만 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만 해도 여자축구 실업팀이 6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부 리그까지 운영된다고 한다.

그나마 일선 지도자들의 열정과 축구협회의 튼실한 지원이 있어 부실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기적과 같은 월드컵 4강이 나온 것이다.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U-20 대표팀은 현지로 전지훈련을 다녀왔고 U-17 대표팀은 8월 미국 전지훈련을 준비 중이다.

운동선수 경험이 없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던 1세대,
중학교 시절에 육상이나 역도 선수를 지냈던 이들이 활약하던 2세대를 거쳐 3세대에 이르러
빛을 보기 시작한 여자축구다.

지난 해부터는 WK리그를 통해 실업축구도 활성화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문제다.
귀한 딸을 축구선수로 키우기에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설상가상으로 학력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사회 풍토에서 6개뿐인 여자대학축구팀의 숫자는 치명적이다.

윤종석 SBS 해설위원은
 "향후 여자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수급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들이 여자축구팀을 창단해 자연스레 초중고에서 선수수급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0년 최초의 여자대표팀 출범과 함께 여자축구팀을 창단했던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는 현재 축구팀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ero020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