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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악역? 몸에 소름이 돋는다

강개토 2010. 10. 31. 14:20

[OSEN=손남원 기자]

 

배우 황정민 속에는 황정민이 여럿이다.

작품 마다 다양한 캐릭터로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 관객들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올 늦가을 황정민은 열혈 민완형사인지,

승진에 눈이 먼 냉혈 악덕형사인지 모를 '부당거래' 최철기 광역수사대 팀장으로 변신했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 연기파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황정민의 힘일까.

지난 28일 막을 올린 '부당거래'는 그 날로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28일 하룻동안 25만명 관객을 동원,

2위인 수애 유지태 주연의 '심야의 FM' 6만2000명을 무려 4배 이상 차로 압도했다.

'부당거래'는 불과 3일동안 5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면서

영화계의 전형적인 비수기임에도 흥행 성공과 롱런을 예고하는 중이다.

이같은 '부당거래' 돌풍의 한 가운데 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중인 40세 불혹의 황정민이 우뚝 서 있다.

 

강직한 성격의 밴드 드러머('와이키키 브러더스' 2001)와

바람난 변호사('바람난 가족' 2003)로 풍상을 겪고 나니 어느새 스타가 된 형국이다.
공명심에 불타는 순경('마지막 늑대' 2004)이었다가

더없이 야비한 조직폭력배('달콤한 인생' 2005)으로 인생 항로를 바꾸었고

이순신을 구하는 해군 소령('천군' 2005)으로 뛰어다녔다.
이 생활 저 생활이 지겨워졌을무렵,

시골 소도시로 숨어든 이 남자는 에이즈 걸린 다방 레지를 만나

 순애보('너는 내 운명' 2005)를 펼치며 여성 관객들의 눈물을 쪽 뺐다.

그 다음에는 곧바로 걸쭉한 경상도 출신 형사가 돼 엄정화의 마음과 입술을 훔쳤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005)
범인을 잡기위해 물불 안가리는 열혈형사('사생결단' 2006),

뺀질뺀질한 강남 청담동의 클럽 사장('행복' 2007)도 했고

마침내 슈퍼맨('슈퍼맨이었던 사나이' 2008)을 선언했다.

하늘을 날다가 땅으로 돌아온 황정민,

탐정('그림자 살인' 2009) 일로 지루함을 달래다가 올 봄, 눈 먼 검객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벌써 30여 편 영화에 출연하며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은 그는

이준익 감독의 블록버스터 사극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에서

전설적인 눈 먼 검객 황정학 역을 맡아 가히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구르믈'에 대한 관객 입소문 가운데 대부분이 "황정민이 정말 대단했다"는 칭찬으로 점철될 정도다.

황정민의 변신은 끊이질 않는다.

'구르믈'에서 선을 지향하는 맑은 검객을 지향하는 가 했더니

그새 독하고 강한 캐릭터 '부당거래' 최철기로 모습을 확 바꿨다.

한국 사회의 추악한 이면을

직설화법으로 고발한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에서

황정민은 검찰과 경찰, 악덕업자와 검경,

그리고 경찰 내부간 알력 등 온갖 비리와 부당거래의 쓴맛 단맛을 경험하는

일선 형사의 고뇌와 갈등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황정민의 연기가 있어 행복한 늦가을 한국 극장가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