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아트선재센터 ‘일본만화의 새로운 표현’전
책 속에 평면으로 존재하는 만화를 전시공간에 입체로 재구성했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망가: 일본만화의 새로운 표현’은
평면(2차원)과 입체(3차원)를 넘나들며 만화를 접할 수 있게 하는 독특한 전시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만화 ‘망가’를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일본과 세계의 문화교류사업을 추진하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이 기획한 것으로,
일본 미토예술관 현대
미술센터의 큐레이터다카하시 미즈키와 전시디자이너 도요시마 히데키가 전시를 구성했다.
20대 젊은이들의 사랑, 꿈, 열정, 고뇌를 그린 아사노 이니오의 <소라닌>.
후루이치 야스코 일본국제교류기금 전시코디네이터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전람회는 거의 없었다”며 “
‘시각예술로서 망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독서를 통해 접하는 2차원의 망가를 현대미술 공간에서 3차원으로 표현하면 어떨지’
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전시”라고 말했다.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번역된 망가를 중심으로
매체 혼합, 웹툰, 도안 실험 등 최근 10여년간 발표 형식과 내용 변화를
두드러지게 보여준 작가 9명의 망가를 선정해 전시하고 있다”고 다카하시 미즈키 큐레이터는 설명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해양 모험 판타지 만화
<해수의 아이>.
전시 작품은
<소라닌>
<슈가 슈가 룬>
<해수의 아이>
<역에서 5분>
<센넨 화보>
<넘버 파이브>
<노다메 칸타빌레>
<벡>
<신만이 아는 세계> 등이다.
전시는 각 망가의 콘셉트를 입체화해 표현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돼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니노미야 도모코의 <노다메 칸타빌레>
섹션에서는 만화 속 거실 풍경처럼 샹들리에, 고풍스러운 액자와 함께 자동피아노가 작품 속 음악을 연주한다.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동료들과 밴드활동을 하며 성장해 가는 청춘 스토리를 담은 <벡> 섹션에서는
만화 속 밴드의 콘서트 장면을 3개의 대형 화면으로 보여준다.
화면을 소리 없이 감상하게 함으로써 만화에서처럼 음악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현,
만화의 독특한 표현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아사노 이니오의 <소라닌>은
사회 초년생과 아르바이트생 커플이 평화롭지만
무기력한 분위기의 현대사회에서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남녀 주인공의 현실적이고도 감상적인 대사를 교차로 벽에 제시하고,
20대 젊은이들이 살 법한 원룸도 함께 설치됐다.
교 마치코의 <센넨 화보> 중 ‘줌(Zoom)’.
이들 작품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전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얇은 안내책자 <만화로 이해하는 망가전>(3000원·무료 대여 가능)도 마련돼 있다.
이 책은 아홉 작품 각각의 주제와 특징을 알기 쉽게 만화로 설명해 놓았다.
안내책자를 읽으며 전시를 보고,
전시를 보고 나서 마음이 동한다면
전시장 1층에 마련된 ‘만화방’에서 전시작품들의 만화전집을 읽을 수 있다.
만화방은 전시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의 공간디자인을 담당한 도요시마 히데키는
“지금까지 만화전은 대부분 원화 중심이었지만
이번에 원화 이외에 만화의 재미있는 부분을 발굴해 작품 콘셉트와 맞는 공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 “전시실이 독립된 방으로 구성돼 있는 미토예술관에서는
각 작품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단행본을 한 권씩 보는 느낌으로 전시를 만들었다”고 소개했으며
“아트선재센터는 커다란 공간 두 곳에 아홉 개의 작품을 구성했기 때문에
잡지 한 권 속 각 작품을 한꺼번에 즐기는 형태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이어 호주, 필리핀에서도 열린다.
<센넨화보>의 작가 교 마치코는
“3차원 전시로 재현된 내 작품을 보면서
‘만화 속에서 내가 그려낸 스케일이 이렇구나,
내 머릿속은 이런 식으로 구성돼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작품의 핵심이 잘 추출돼 전시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1년 2월13일까지. 관람료 성인 3000원.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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