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투수 박찬호의 인기는 오릭스 선수들중 단연 최고다. 박찬호가 지나가는 길에는 어김없이 일본 팬들이 진을 친다. 볼과 유니폼은 물론 정성스레 준비한 사인용 판넬을 건네면 박찬호는 어김없이 사인을 해준다. 훈련장 사이를 이동하는 사이에는 사인을 해주지 않는다. 자신의 훈련 스케줄에 철저하기도 하지만 함께 훈련하는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서다. 바로 아이들이다. 두 아이의 아빠인 박찬호는 늘 아이들에게 약하다. 아무리 바쁜 일정이라도 아이들의 손은 뿌리치지를 못한다. 그가 그린 돼지인지 외계인인지 알 듯 모를 듯 한 그림을 쥐어든 소년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아마도 박찬호의 그림을 받아 든 최초의 팬 일 것이다. 돼지 인지 외계인 인지 영원히 풀지 못 할 숙제를 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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