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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적응 못하는 ‘왕’ 임재범, 귀환이 반갑다

강개토 2011. 5. 8. 19:22

현실 적응 못하는 ‘왕’ 임재범, 귀환이 반갑다

 

 

[쿠키 연예]

 

임재범이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그 하나만으로도 그의 팬들과 시청자, 후배 가수들은 놀라워했다.

‘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어를 그에게 붙였고, 사람들은 별 이의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임재범의 등장은 그만큼 강렬했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의 평가는 이런 임재범의 등장을 더욱 화려하게 했다.

김형석은

“녹음하다 메트로놈에 맞춰 피아노를 치잖아요

임재범 씨 노래 따라가다가 피아노를 놓쳐요.

그런데 노래를 다시 부르지 않아요. 그것으로도 완벽해요.

최고예요”라며 ‘나만 가수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무대에 오른 임재범.

방송이 끝난 후 호불호가 갈렸다.

어떤 시청자들은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을 흘렸다”고 했지만,

또다른 시청자는 “너무 제멋대로 부른다”라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1년 전 임재범을 인터뷰 할 당시 정리해놓은 내용을 다시 꺼내보았다.

그에게 노래를 부르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어디냐고 질문을 던졌었다.

“저는 템포가 약간 틀리더라도 느낌을 강조해요.

가사와 제 소리가 합일(合一)이 되서, 그 메시지를 느끼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요.

어느 때는 가사는 심각한데, 노래를 들으면 아닌 경우가 있죠.

그 가사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하죠.

그래서 급박하게 짧은 시간 안에 노래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그 가사를 계속 보고 있어요.

보고 또 보고.

(노래에는) 모두 삶의 추억이 있잖아요.

그것을 이입해서 만들어요.

영화를 떠올리기도 하고 정 안되면

사진 한 장을 달라고 해서 이입을 해서 노래를 부른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하면 한 80%는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가 임재범이었다.

시나위 출신의 자유로운 영혼

임재범은

 

1986년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해,

‘외인부대’

‘Rock in Korea’,

‘아시아나’의 보컬로 활동하면서

주목받는 보컬리스트로 떠올랐다

 

1991년

이 밤이 지나면’발표한 이후

‘고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이별이 지나면’

‘너를 위해’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가요계의 실력파 가수로 자리매김됐다.

하지만 그의 자유로운 영혼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를 않았다.

2004년 10월 서울 잠실체조경기장에서

‘15년만의 공연’을 가진 임재범은 기획사와의 마찰로 공연 도중

돌연 해외로 출국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임재범의 행동을 그의 성장기를 기반으로 평가한다.

임재범은 배다른 형제가 바로 배우 손지창이다.

아버지인 임택근 전 MBC 아나운서가 아닌 이모부의 성을 따랐고,

임재범은 외가 쪽의 호적에 입적돼 있었다.

세 사람은

임재범의 결혼을 앞두고 함께 자리해 마음을 털어놨다.

물론 그 앙금이 털렸는지는 본인들만 아는 일일 것이다.

임재범은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과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임재범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안다.

“어린애고 우울증 환자고 노인네에요.

아직 현실에 적응을 못해요.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시스템을 아는데, 거기에 적응하거나 만족하지 못해요.

나룻배를 타고 가면 그대로 타고가면 되는데, 왠지 여기를 날아서 가고 싶어 해요.

무모한 도전이고, 그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보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결국은 나룻배를 그대로 타고 가는 성격이죠.”

가족 때문에 예능 나온 임재범에 몰입하다

임재범은

종종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편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면 심장이 벌렁벌렁한다고 한다.

음악을 하는데 슬럼프 없이 잘 진행되면 즐기지 못하고 무게감을 더욱 느낀다.

못 견디는 것이다.

그 스스로 가수이고 대중 앞에 서는 사람임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성격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다 다시 노래를 한다.

아니 노래가 그를 건드린다.

대중들이 좋아해주는 것이 가수의 에너지인데,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은퇴 아닌 은퇴를 반복해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그의 아내인 뮤지컬 배우 송남영 씨는 힘들어한다.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를 안고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송남영 씨가 암투병 중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런 아내에게,

그리고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임재범.

첫 회에서의 호평이

언제까지 이어나갈지 모르고 26년 차 가수 임재범도 언제가 탈락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왕의 귀환’을 단 한차례라도 본 것에 대해 그에게 박수를 보냈고,

몰입했으며 공감했다. ‘왕의 귀환’ 임재범이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