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권위 행보 신선” vs “美심장 가진 바나나(겉은 황인종, 속은 미국인)
[동아일보] |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가 12일 가족과 함께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로크 대사와 가족은 많은 짐을 직접 들고 입국해 권위를 중시하는 중국인에게 참신한 인상을 주었다. 사진 출처 광저우일보 |
'미국에 여행 갔다 돌아오는 중국인 일가족처럼' 12일 밤 가족과 함께 중국에 부임했다.
같이 타고 온 비행기 승객들은 소박한 차림의 그가 신임 대사인 것을 몰랐다.
비행기에서 내려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 청사를 한참 걸어가다
영접을 나온 미대사관 직원을 만나는 걸 보고서야 눈치를 챘다고 한다.
로크 대사의 '탈권위적인 부임'은
중국 내에서 신선하다는 평가와 환영을 받고 있지만
중-미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그가 중국계라는 사실에 너무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론도 제기되고 있다.
○ 평범한 여행객 같았던 로크 대사 가족 중국행
로크 대사는 12일 오후 9시 29분 델타항공 편으로
역시 중국계인 부인 모나 리 씨, 아이 셋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내릴 때 양복 윗도리를 벗고 와이셔츠의 소매를 걷어붙인 채
한 손에는 서류가방을 들고 등에는 가방을 멨다. 부인 리 씨나 큰딸, 아들도 가방을 들고 메고 들어왔다.
로크 대사는 비행기를 타기에 앞서
미국 시애틀 공항의 커피숍에서 할인쿠폰으로 커피를 사려다 퇴짜를 맞고 쑥스럽게 웃었다고 한다.
이 일은 마침 공항에 있던 한 중국인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 전해 화제가 됐다.
로크 대사는 활주로에서 기다리던 대사 전용차량인 캐딜락 대신 포드 밴을 타고 관저로 향했다.
다섯 식구가 다 타기 좁아서 큰 차를 탔다고 한다.
홍콩 펑황(鳳凰)TV의 로크 대사 부임 기사에는
8만7000여 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그의 소탈한 모습은 중화권 누리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로크 대사의 중국 이름은 뤄자후이(駱家輝)로
중국에서 시애틀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50년 5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명문 예일대를 졸업하고
중국계로는 물론이고 아시아계로
첫 주지사(워싱턴 주),
화교 출신으로는
첫 상무부 장관을 맡아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한다.
○ 환영하면서도 경계하는 중국
중국 내에는 이런 서민적 모습이
오히려 중국인의 미국에 대한
경계를 완화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언론은 로크 대사가 중국인과 같은 피를 가진 화교이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을 위해 근무하는 미국인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홍콩의 한 교수가 과거 한 잡지에 "로크 대사는 바나나다.
겉은 (황인종이어서) 노랗지만 속은 (백인종처럼) 하얗다"고 비판한 것을 중국 언론은 상기시킨다.
로크 대사는 부임 전
미국에서 중국 내 지식재산권 문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 등과 관련해 비판적인 소신을 보였다.
한 중국인 블로거는
"그는 '미국의 심장'을 갖고 있어 그의 대사 부임은 '혈육의 도전'이다"
라고 표현했다.
이는 로크 대사가 14일 관저에서 발표한 간략한 성명에도 나타났다.
그는
"개인적 측면에서는 중국인 이민자의 아들이지만
나는 내가 태어난 미국과 우리 가정이 귀중하게 생각하는 미국의 가치관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
고 말했다.
로크 대사는 14일 미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전은 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고
달러 투자 역시 여전히 안전하기 때문에
중국은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
며
"미중은 매우 중요하고 복잡한 외교 경제 관계를 갖고 있다.
경제 정치적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을 찾을 것"
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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