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독고진의 차 '인피니티 QX'…"1t 트럭보다 큰 SUV"

강개토 2011. 12. 5. 05:23

저기요 아저씨, 혹시 차승원씨 매니저세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골목.

시승 차량의 외관을 살피며 사진을 찍는데 교복을 입은 여고생 2명이 다가와서 물었다.

처음에는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의아했는데, 이 차의 배경을 알고 난 뒤에는 이해가 됐다.

 
한 고객이 인피니티 부스에 전시된 초대형 SUV 'QX'를 살펴보고 있다.

 

시승 차량은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SUV)‘QX’다.

이 차는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까칠한 톱스타 역할로 나온 주인공 독고진(차승원)이 극 중에서 타던 차이다.

키가 188㎝인 차승원 씨가 오히려 작게 보일 만큼 차체가 크다.

실제 차량의 실내·외를 둘러본 여고생들은 “아! 대박” “미친 존재감”이라고 평가했다.

QX를 처음 본 사람은 엄청난 크기에 압도당할 수 밖에 없다.

이 차량은 전장(자동차 맨 앞부분에서 뒷부분까지의 총 길이)이 5290㎜,

전폭(사이드미러를 제외한 가장 넓은 폭의 길이) 2030㎜,

전고(자동차 바닥에서부터 천정까지의 높이) 1925㎜로 초대형 SU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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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스포티지R 전장이 4440㎜인데 QX가 약 850㎜ 더 길다.

현대차의 1톤 트럭 ‘포터(5120mm)’보다 더 길다.

주차를 하거나 달릴 때 웬만한 차량은 이 차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운전석을 비롯한 실내는 넓고 높았다.

최근 미니쿠퍼 쿠페S를 함께 시승한

키 197㎝의 구본근 현대모비스 농구단 피버스 매니저가 타도 공간이 남을 정도였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장면 중 인피니티 QX 노출장면.

 

 

기어를 중립에 두고 가속페달을 밟자 RPM(분당엔진회전수)가 치솟았다.

SUV 중에서도 덩치가 커서

반응이 느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닛산의 고급브랜드라는 이름값을 하는 듯 반응이 빨랐다.

엔진음과 배기음은 신경 쓰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차체가 워낙 크다 보니 웬만한 소음과 진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정숙성 면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가속페달을 쭈욱 밟아봤다.

스포츠카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조금 들었다.

5.6L(리터)짜리 () 배기량 엔진이라 시속 130㎞까지는 무리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변속에 따른 울컥거림도 없이 부드럽게 달렸다.

그러나 시속 150㎞를 넘어서자

풍절음(바람이 차와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속도를 올리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속도를 더 낼 수 있긴 했지만 차체가 커서

위급상황이 닥치면 급제동 등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인피니티 QX의 다양한 각도의 모습

 

 

사실 QX는 큰 덩치 만큼이나 둔해지기 쉬운 위기상황 대처를 위해

22인치의 대형 휠과 대형 캘리퍼(디스크를 잡아줘 속도를 늦추는 부품)가 장착됐다.

일반 SUV가 대부분 18~20인치 휠을 장착하는 것보다 더 크다.

덩치가 크고 힘이 좋은 QX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제동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승할 때 밟아본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은

주행이나 고속주행 상황에서도 속도를 바로 제어할 수 있을 만큼 좋았다.

QX를 시승하는데 가장 어렵고 불편했던 점은 역시나 ‘큰 차체’였다.

일반 도로에서는 차선 폭을 꽉 채운다.

직진하려면 스티어링 휠(운전대)를 도로상황에 맞춰 자주 조정해줘야 했다.

또 U턴을 할 때는 버스처럼 넓게 돌거나 한 번에 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피니티 QX와 렉서스 LX 두대로 주차장을 막고 있는 사진.

 

 

 

가장 불편했던 것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때다.

지하로 내려가는 좁은 길을 따라가긴 쉽지 않았다.

주차를 할 때도 일반 주차구획보다 넓은 장애인용 주차공간이 아니면 옆 차선을 넘기 일쑤였다.

QX는 주차상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차량의 360도 전체를 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가 있지만

막상 주차할 때는 큰 도움이 안됐다.

결론적으로 이 차는 크기가 너무 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5시간 정도 시승을 했는데 신경써야할 게 많아 체력이 많이 소모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넓은 실내공간과 럭셔리한 디자인은

가족나들이용 차량이나 일부 연예인들의 밴으로 사용하기 하기에는 좋은 것 같다.

7인승이지만 10명 이상은 충분히 앉을 만큼 공간이 넓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차량 전면 라디에이터 모습,
전조등 디자인, 센터페시아 모습, 22인치 대형휠

 

 

실내 인테리어는 비행기 좌석이 생각난다.

QX 실내 인테리어는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일등석)’을 모티브로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시트와 대시보드(사이드미러 양쪽을 잇는 실내공간)에는

고급세단에 사용되는 세미 애널린(Semi-Aniline) 가죽이 사용됐고

가죽 스티치(실선)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또 모든 시트가 각각 조절 가능해 탑승자 전원이 안락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차의 또 다른 강점은 수납능력이다.

3열 시트를 접어 트렁크 공간을 넓게 확보하면 텐트 하나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다.

수납공간이 1405L로 골프백은 7~8개는 거뜬히 들어간다.

QX는 5.6L(리터) 8기통 VK56VD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대출력 405마력, 가속력을 의미하는 최대토크 57.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L당 6.8㎞지만 실제 큰 차체 덕분인지 L당 3~4㎞의 수준을 보여 연비 부분은 아쉬웠다.

인피니티 QX의 가격은 1억25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