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풀

‘단장의 미아리 고개’ 심금 울리는 불멸의 애가를 남기고… 가요계 원로 반야월씨 별세

강개토 2012. 3. 26. 19:37

‘울고 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 고개’

 숱한 히트곡을 남긴 가요계 원로 반야월(본명 박창오)씨가 26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진해농산고를 수료한 고인은

1937년 전국가요음악 콩쿠르 대회 1등으로 당선된 뒤

이듬해 진방남이란 예명으로 태평레코드사 전속가수가 되면서

‘불효자는 웁니다’ ‘꽃마차’ 등을 발표했다.

 

42년부터는

‘반달’을 뜻하는 반야월이란 이름의 작사가로 활동하면서

‘울고 넘는 박달재’ ‘산장의 여인’ ‘소양강 처녀’ ‘만리포 사랑’ ‘아빠의 청춘’

5000여곡을 남겼다.

특히 6·25전쟁 중 적군에 끌려간 연인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심금을 울리는 불멸의 애가로 남아 있다.

고인은 황금심 남인수 백설희 이미자 김세레나 남일해 배호 하춘화 남진 나훈아 은방울자매 등

가수들의 히트곡에 주옥같은 노랫말을 선사했다.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와 노랫말로 대중과 함께해온 고인은

 전국에 가장 많은 노래비가 세워진 인물로도 기록되고 있다.

93년 ‘내 고향 마산항’을 시작으로 전국에 세워진 노래비가 10여개나 된다.

한국연예협회 창작분과 위원장,

한국예술인총연합회 이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고문,

한국전통가요사랑뿌리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91년 대중가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훈장 화관장을 받았다.

 

2004년에는 국제저작권협회(CISAC)로부터 골드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 때 군국가요 작사 전력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2010년 과거 행적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 바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