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달 여를 미친 듯이 글만 썼다. 졸리면 자고 눈을 뜨면 쓰고 쓰다가 졸리면 자고 그러다가 배 고프면 아무거나 위장에 쓸어 넣고 글 이외에는 모든 것이 시들했았디.
니기미 가끔 글이 내 밥줄이라는 생각이 가끔 나를 슬프게 했지만...
그마져도 즐기라는 변태(?) 친구놈의 충고가 반갑지만은 않으면서도 그 말속에 젖어드는 것을 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이틀 전 존나게 추운날이라 기억된다. 배가 고파서 쌀 봉지를 열었다. 근데 쌀이 없다!! 주머니를 뒤진다.
헉! 담배를 살 것이냐? 쌀을 살 것이냐? 라면을 살것이냐? 고민아닌 고민을 하며서 집을 나셨다. 정말 드럽게 추운 날이었다. 굶어 죽으면 죽었지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을 만큼... 가게에 가는 내내 도 고민을 했다.
결국 담배샀다. (출발하면서부터 나는 결국 내가 담배를 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담배를 물고 글을 쓰는 순간만큼 배고픔도 잊었다. 역시 담배 사기를 잘 했다.
맹물 한 대접을 마시고 누웠는데 뱃속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음식물 좀 넣어 달라고. 위장이 하도 난리를 치길래. 존나 쥐어 박았다. 샤워할 때 보니까 배때기가 퍼렇다.
다음 날 다행히 승준이가 부페에 가자고 한다. 승준이는 화백이다. 유명한 만화가이지만 나는 가끔 화백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번뜩이는 재치도 그렇지만 천상천하 제일유아독전이라는 자존도 화백이 더 낫다. 자뻑 기질만 내세우지 않으면 근사한 친구다. 할튼 부페에 갔다. 보통 다섯 접시는 해치워 스물네시간 필요한 칼로리를 비축하는데 두 접시 반 먹으니까 포만감이 든다. 아이조꼴림을 핥으며 부페문을 나서면서 꼭 후회할 것만 같았다. (후회했다! -보통 다음날 아침까지는 허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ㅡ..ㅡ*)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생각이 없다. 글을 쓰지 않을 때 나는 외롭다.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그녀가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 미친다. 글을 쓰고 있지 않을 때 나는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어 미친다.
그런데 쓰나 안 쓰나 내 머리는 똥만 찼다. 그러니 글도 당연히 똥글이다. 히히히
참 이상한 일이다! 그래도 뻔뻔스럽게 글을 쓸수 있다는 것이....
[출처] 참 이상한 일이다.|작성자 낭만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