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준만화창고

고덕한작가의 지옥의노래...

강개토 2009. 1. 22. 17:16

참 이상한 일이다. 지옥의노래

세달 여를

미친 듯이 글만 썼다.

졸리면 자고

눈을 뜨면 쓰고

쓰다가 졸리면 자고

그러다가 배 고프면 아무거나 위장에 쓸어 넣고

글 이외에는

모든 것이 시들했았디.

 

니기미

가끔 글이 내 밥줄이라는 생각이 가끔 나를 슬프게 했지만...

 

그마져도 즐기라는 변태(?) 친구놈의 충고가

반갑지만은 않으면서도

그 말속에 젖어드는 것을 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이틀 전

존나게 추운날이라 기억된다.

배가 고파서 쌀 봉지를 열었다.

근데

쌀이 없다!!

주머니를 뒤진다.

 

헉!

담배를 살 것이냐?

쌀을 살 것이냐?

라면을 살것이냐?

고민아닌 고민을 하며서

집을 나셨다.

정말 드럽게 추운 날이었다.

굶어 죽으면 죽었지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을 만큼...

가게에 가는 내내 도 고민을 했다.

 

결국 담배샀다.

(출발하면서부터  나는 결국 내가 담배를 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담배를 물고 글을 쓰는 순간만큼 배고픔도 잊었다.

역시 담배 사기를 잘 했다.

 

맹물 한 대접을 마시고 누웠는데 뱃속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음식물 좀 넣어 달라고.

위장이 하도 난리를 치길래.

존나 쥐어 박았다.

샤워할 때 보니까 배때기가 퍼렇다.

 

 

 

 

 

 

다음 날 다행히 승준이가 부페에 가자고 한다.

승준이는 화백이다.

유명한 만화가이지만 나는 가끔 화백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번뜩이는 재치도 그렇지만

천상천하 제일유아독전이라는 자존도 화백이 더 낫다.

자뻑 기질만 내세우지 않으면 근사한 친구다.

할튼 부페에 갔다.

보통 다섯 접시는 해치워

스물네시간  필요한 칼로리를 비축하는데

두 접시 반 먹으니까 포만감이 든다.

아이조꼴림을 핥으며 부페문을 나서면서 꼭 후회할 것만 같았다.

(후회했다! -보통 다음날 아침까지는 허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ㅡ..ㅡ*)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생각이 없다.

글을  쓰지 않을 때 나는 외롭다.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그녀가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 미친다.

글을 쓰고 있지 않을 때 나는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어 미친다.

 

그런데

쓰나

안 쓰나

내 머리는 똥만 찼다.

그러니 글도 당연히 똥글이다.

히히히

 

참 이상한 일이다!

그래도 뻔뻔스럽게 글을 쓸수 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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