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은 어린이 독자만이 아닌 시 문단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그것은 새로운 모습의 동시 탄생 선언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독창적인 신세계를 펼쳐 오던 최승호 시인은 이 신선한 시 쓰기로 제2의 동시 붐을 일으키며 후배 시인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유능한 시인들의 뜻 깊은 동시집 생산으로 아동문학의 세계를 더 깊고 넓게 펼쳐가고 있는 것이다.
말놀이 동시집은 눈으로만 읽는 책만이 아니라 노래하듯 큰 소리로 읊거나 재미있게 동작도 하며 읽으면 더욱 흥이 난다.
또한 시각, 청각을 넘어 촉각, 후각까지 이어 연상하게끔 한다.
소리에 민감성을 키우며 빛나는 비유와 표현들로 창의적인 상상력을 확장한다.
익살스럽고 흥미롭게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켜 낯설고 불편하게까지 하는 말들과 친해질 수 있는 비밀열쇠를 내보인다.
최승호시인이 내민 비밀열쇠를 가지면 해와 물고기, 온갖 식물, 동물과도 흥겹게 얘기할 수 있다.
사물과 사람, 동식물의 경계가 없고 계급의 우선순위가 없다.
대자연속의 모두가 친구가 되며, 더불어 사는 재미를 가장 기본적인 우리말로 신나게 펼쳐 보인다.
우리가 잊고 지낸 추억 속의 놀이나 물건까지도 말을 건네며, 언어감각과 사람의 기본적인 생각들까지 정리 정돈되는 느낌이다.
또한 그 생각들을 부채처럼 활짝 펼쳐 보이며 상상력과 비유의 보물창고로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의 완간은 한국문학사에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 시집으로 우리 말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아이들에게도 한국말의 자긍심을 키워 주며, 이는 결국 국력을 키우는 일일 것이다.
영어권에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예리하고 기발한 닥터수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최승호 시인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언어의 즐거움을 준 닥터수스 만큼 최승호 시인도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알려지길 기원하며 기대해본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부모들은 자식들을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역자로서 조언을 하자면 어린이들이 영어를 배우기 전에 우리말부터 탄탄히 하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우리말과 친해지기 위해 교육적으로도 좋은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분명 우리 아이들을 한국말에 대한 자긍심을 가진 국제화 시대의 리더로 이끄는 기초가 될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잡은 저자,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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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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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으로는 [대설주의보], [세속도시의 즐거움], [그로테스크],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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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으로는 [황금털 사자], [달마의 침묵], 그림책으로는 [누가 웃었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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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오늘의 작가상, 1985년에 김수영 문학상, 1990년에 이산문학상, 2000년에는 대산 문학상, 2003년에는 미당 문학상을 받았다.
가자 가자 가오리연 날리러 가자 바람아 쌩쌩 불어라
사자야 사자야/ 서커스 사자야/ 마술사 엉덩이를 왜 물었어?/ 엉덩이가 사과니?/ 엉덩이가 사탕이야?/ 사자야 사자야/ 마술사 엉덩이를 왜 물었어?(27쪽)
초가집 위에/ 초롱초롱/ 올빼미 눈 위에/ 초롱초롱/ 별 떴다/ 초여름밤/ 초승달 떴다(93쪽)
티티새야, 보이니?/ 티끌만 한 저 꽃이/ 티티새야, 보이니?/ 티끌 같은 저 개미들이?(187쪽)
그네를 타자/ 그네를 타자/ 구름을 발로 차는 그네를 타자/ 해를 발로 차는 그네를 타자/ 그네를 더 멀리 밀어 줄래/ 그래/ 그래(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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