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포스터 촬영현장
"포스터 작업이요? 아마 선생님 촬영하던 그 당시에는 포스터 따로 찍는 일이 없었죠?"
"네 없었어요, 그냥 촬영하면서 스틸사진에서 그 상황에 맞는 것을 계속 추렸죠."
윤정희, 문희, 남정임. 한국 영화사에 1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하던 그 시절, 한국영화 최초의중흥기를 맞던 그 시절의 이야기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구본창 작가와 윤정희 배우
3월 15일, 분당의 어느 스튜디오. 오페라 아리아와 피아노 소나타가 번갈아 흘러나오는 이 곳에 구본창 사진 작가와 한 시대를 풍미한 대한민국의 전설적 여배우 윤정희가 만났다. 언뜻 보면 음악 감상실 같기도 하지만 이 곳은 영화 [시]의 포스터 촬영현장. 분주했던 촬영을 잠시 멈추고, 다음 컨셉의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구본창 작가가 오디오를 만지며 말한다. "아까 그 노래, 다시 한번 틀게요. 제가 좋아해서..." 그러자 배우 윤정희가 웃으며 대답한다. "나도 좋아합니다" [오아시스]와 [밀양]을 만든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시]는 70년대 우리나라 여배우의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배우 윤정희의 15년만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평소 이창동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구본창 작가. 오래 전부터 존경해왔던 배우 윤정희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포스터 촬영에 참여했다.
쉴새 없이 울려대는 셔터소리, 부단하게 움직이는 두 사람 너머로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소탈한 모습으로 구본창 작가 옆에서 연신 사진을 찍는 이 사람,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아닌가. 이 소박한 스튜디오에 나라를 대표하는 대가들이 모여있다니,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소녀 같은 미소를 지닌 윤정희에게 15년의 세월의 간극이란 없었다. 조곤조곤히 설명하는 구 작가의 말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그녀는 천상 여배우였다. 찍힌 사진을 하나하나 넘겨가며 윤정희와 확인하는 구본창 작가의 손길도 분주하다. 자기 자신의 작품세계에 포함시킬 수 있을만한 작품에만 참여하는 구 작가에게 포스터 촬영이란 단순한 사진작가의 업무가 아니라 작품활동의 연장선인 셈이다.이창동 감독과 배우 윤정희, 그리고 구본창작가 까지. 거장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2010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영화[시]는 후반작업을 마치고 오는 5월,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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