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풀

오은선,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 돌파하다

강개토 2010. 5. 11. 13:40


【인천공항=뉴시스】오해원 기자 
 
 '철녀' 오은선(44. 블랙야크)은
지난 달 27일 오후(한국시간) 여성산악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오은선의 위업은 최근 3년 동안 9개 봉우리를 올라서는 극적인 역전극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에드루네 파사반(37. 스페인)과 겔린데 칼텐브루너(40. 오스트리아)를 제친
위대한 결과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과 부러움을 불러일으켰다.

 

 

 
파사반은 오은선의 안나푸르나 등정 이전부터
오은선이 10번째로 정상에 올랐던 칸첸중가(8586m) 등정에 대해 논란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그 동안 유럽 중심으로 진행됐던 고산 등반 역사를 단숨에 뛰어넘는
동양인 오은선의 등장에 유럽 언론들은 수 많은 의혹을 제기하며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오은선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해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11일 귀국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은선은
"칸첸중가의 8450m 부근에 손톱바위라는 포인트가 있는데 파사반을 만나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랬더니 파사반이 '더 이상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20% 신뢰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무산소 등정 논란을 제기했던 한스 카머랜더(54.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오해가 많았던 것 같다.
그 분의 스승인 라인홀트 메스너(66. 이탈리아)도
'생명을 담보로 하는 8000m 등반에서 산소 사용과 셀파를 대동하는 것은 등반가 개인의 선택이지 그것과 논란이 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안나푸르나 하산길에서 스페인의 후아니토 원정대 중
한 대원이 당한 조난사고를 돕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오은선은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하산하는 길에 셀파에게 힘들겠지만 도와주라고 했다.
반나절 넘게, 지쳐있는 셀파들을 붙잡고 도와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과정은 생략됐다"는 오은선은
"나중에 후아니토가 사과를 했다고 들었다. 극한 상황에서는 굉장히 예민해진다.
나도 그런 과정을 겪어봤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고 웃어 넘겼다.

네팔 현지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메스너와의 만남에 대해 "베이스캠프에 있을 때 나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들었다.
가장 존경하는 산악인 가운데 한 명이어서 만남 자체가 영광스럽고 흥분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스너도 만나자마자 14개 봉우리를 어떻게 올랐는지 물었고,
15개월 만에 8개 봉우리에 오른 것을 놀라워 했다"며
"1997년 가셔브룸II(8035m)에 처음 올랐을 때도 메스너와 베이스캠프에서 만났는데
14좌 완등을 하고도 만난 대외적인 첫 인사가 메스너였다"고 예사롭지 않은 서로의 인연을 소개했다.

특히, 메스너는 유럽에 오은선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점에 안타까워하며
널리 알릴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자청한 것으로 알려져
여성 산악인 최초의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 위업은 세계적으로 더욱 큰 힘을 얻게 됐다.

고산 등정의 세계적인 귄위자인 엘리자베스 홀리 여사(86. 미국)도 오은선과 만나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을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모든 의혹은 사실상 해결된 셈이다.

ohww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