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신문

성인만화 <홍등> ‘포르노작가’ 장춘모씨 인터뷰

강개토 2010. 7. 16. 13:28

 

영화 '음란서생'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광헌'(이범수 분)이다.
부동의 업계 1위인 '인봉거사'를 이기기 위해
'추월색'(윤서의 필명)은 '춘화를 삽화로 넣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다.
의금부 최고의 고문 기술자인 광헌이 바로 삽화를 그리는 음란화가인 것.

 

↑ 성인만화 <홍등>을 그린 장춘모씨(가명).

↑ 장춘모(필명)의 성인만화 <홍등>.

조선시대 '음란한 책'의 전통을 야설이 물려받았다면 '춘화'의 전통은 성인만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 한국 사회에서 성인만화는 '음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미약한 표현 수위로 인해 음란 수치가 매우 떨어지기 때문.
조선시대 춘화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개념의 성인만화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이가 있다.
남성 포털사이트 남아존에 '홍등'이라는 성인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장춘모 씨(필명·35)가 바로 그 주인공.
성기는 물론이고 직접적인 성행위 장면을 만화로 그려
'성기 작가' '포르노 작가'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표현의 수위에서 한 단계 진보한 성인 만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를 만나 그가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성인만화의 세상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성인 만화가의 길에 들어섰는지 궁금하다.

▲몇몇 유흥업소 관련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이 올린 경험담을 재미나게 보곤 했다.
나도 비슷한 경험담을 올려볼까 생각하다
글이 아닌 만화로 경험담을 올리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여관바리'라는 만화를 그리게 됐다.
이 만화가 계기가 돼 연재 제안을 받아 '홍등'을 그리게 됐다.

―굉장히 직설적인 표현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성인 만화로 분류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를 피하기 위해 기술적인 트릭을 이용해왔다.
나는 그런 트릭을 부릴 능력이 없고 또 쓸데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성기를 비롯한 모든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리려 한다.
물론 법으로 정한 수위가 있고 이에 따른 단속을 피해야 하는 만큼 현재는 특정 부위를 모자이크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주변에서 성인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가깝게 지내는 지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아직 부모님은 모르시는 데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걱정이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성인 만화를 그리면서 나름대로 보람도 느끼고 상처도 많이 받을 거 같다.

▲그런 감정은 대부분 댓글을 보며 느끼게 된다.
격려의 댓글이 있는가 하면 욕설이 난무하는 댓글도 있다.
너무 직접적인 묘사로 인해
'성기 작가' '포르노 작가'라 불리기도 하지만 '홍등' 정도면 외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열린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음란서생'의 영화 속 '광헌'은 보지 못한 것을 그리지 못한다.
이로 인해 영화의 결정적인 사건이 발발하는 데 본인은 어떤 편인지.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보지 못한 것은 잘 그리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하면 사실감 있는 만화를 그리기 힘들다.
그렇다고 내가 모두 경험하고 그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주위의 경험담을 많이 듣고 주로 야동(야한 동영상)을 참조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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