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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 컴백하자마자 미친 존재감

강개토 2010. 8. 3. 14:16


DJ DOC가 6년만에 새 앨범으로 컴백하자마자 연달아 이슈를 일으키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 주로 폭행과 관련한 구설수와 달리
이번 DJ DOC가 일으키고 있는 이슈들은
나름의 의미 있는 문제제기와 힙합이라는 하나의 문화적인 특징 등
다양한 함의들을 포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할 말은 한다" 진짜 힙합 문화

 

 

 
가장 먼저 이슈가 된 것은 7집 앨범 '풍류' 수록곡 중 '부치지 못한 편지'라는 곡의 가사 내용이었다.
'부치지 못한 편지'는 사랑하는 사람이 평소 친하게 지냈던 형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받았던 충격과 배신감,
그 남자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담은 곡으로 공개되자 마자 강원래를 향한 곡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래는 지난 3월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당시 이 사건에 대해 "당시 두 사람이 사귀고 있는 줄 몰랐다.
여자분이 강하게 대시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하늘은 강원래의 '해명'에 '부치지 못한 편지'라는 노래로 직격탄을 날린 것.

힙합문화에서 '디스'(Diss)라고 설명되는 이 같은 행동은
기실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에게는 빈번하게 있었지만 상당수 노이즈 마케팅을 의도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메이저 힙합 뮤지션에게 디스 곡은 다소 위험수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DJ DOC는 달랐다.
이하늘은 "논란이 되지 않을꺼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앨범에 더 좋은 곡들이 많은데 (사생활과 관련한) 이슈 때문에 노래 하나만 관심을 끄는 것은 원치 않는다.
나 역시 이 노래에 대해 더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힙합 뮤지션으로서 음악적인 표현방식은 분명 할 수 있고 이를 인정해달라고 당당히 요구하지만
그 이상으로 논란이 진행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원칙을 드러내고 있는 것.

"말 할 수 있다" 뿌리 깊은 방송사의 부조리한 관행

DJ DOC의 이하늘은
지난 1일 SBS '인기가요' 출연 불발과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강심장'을 안하면 자기네 방송에 출연 안시켜주신다며
스케줄을 빼주셔서 고맙게도 널널한 주말 보내게 해주셨다"며
"가뜩이나 노래를 부를수있는 무대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에
우리 말고도 한번에 무대가 아쉬운 다른 선후배 가수들이
이런 공갈 압박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 참 씁쓸하다"고 적었다.

SBS 측은 "지난 1일 DJ DOC의 '인기가요' 출연 불발은 이날 출연진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컴백 스페셜 무대를 한 주 미루는 것을 요청한 것 뿐, '강심장'으로 인한 외압은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반박했지만
가요 프로그램 출연에 소위 '예능기여도'가 조건이 된다는 것은 가요계에 뿌리 깊은 관행인 것 만은 사실이다.

물론 서로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조율해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전히 방송사-가수의 관계가 합리적인 원칙에 따른 수평관계라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
방송 노출도가 높을 수록 곡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

실제로 이번 DJ DOC의 발언이 예능 출연 외압인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오류인지는 증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암암리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던 부조리함과 불신을
'을'의 입장이었던 가수가 어필 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6년만의 귀환" 음원차트 돌풍

DJ DOC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앨범을 모두 완성해 놓고 천안함 사태, 월드컵, 대형 스타들의 컴백 등 때문에
앨범발매를 계속 미뤘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기실 10대 아이돌이 점령하고 있는 가요 차트에 15년차 힙합그룹이
6년만에 발표하는 신곡이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을지 내심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는 솔직한 자기고백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무엇보다도 이번 DJ DOC의 컴백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신곡 '나 이런 사람이야'가 발표 직후 현재까지 계속 음원차트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여러번씩 1위가 바뀌는 최근 가요 차트에서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온라인 공개 첫날 타이틀 '나 이런 사람이야'를 비롯해 7집에 실린 모든 음원이
멜론, 엠넷, 도시락,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차트에서 톱 50위에 진입한 것은 물론
1,000장 한정판으로 판매된 리미티드 에디션 앨범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이외에도 일반판도 초도 3만장은 이미 예약 또는 판매 되어 다급히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특히 단순히 스타성을 앞세워 컴백을 발표했던 많은 가수들이
신인의 등장에, 검색어에, 방송 이슈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오랜만에 '음악 자체'가 사랑받고 있는 중인 것.
 
DJ DOC가 자신들의 '미친 존재감'을 여지없이 증명하는 대목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