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고야, 천하의 난봉꾼

강개토 2010. 11. 13. 11:25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고야 (홋타 요시에 지음·한길그레이트북스 펴냄)

"고야는

 보고,

 느끼고,

만지고,

쥐고,

냄새 맡고,

먹고,

올라타고,

부러뜨리고,

함께 자고,

의심하고,

관찰하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파괴했던 것을 믿었다.

어떤 화가도 이 모든 것을 그릴 수 없었다.

 그러나 고야는 바로 이것을 시도했다."

 

 

'고야'

스페인 출신의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의 전 생애와 작품을 다루고 있다.

그의 가족과 당대 모든 인물의 사생활을 파헤친다.

고야가 40년 동안의 결혼생활에서 아내 호세파에게 스무 명이나 되는 자식을 낳게 하고,

아내가 죽은 지 얼마 안 돼 남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은 일이라든가,

그의 초상화 모델이 돼준 여자들과의 숱한 염문, 에스파냐 궁정의 추악한 성문란 등을 속속들이 드러내 보인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17세기 에스파냐의 황금기,

18세기 유럽 왕실경영과 프랑스혁명,

19세기 대불항쟁과 전제정치,

20세기의 내란과 프랑코 정권 등으로까지 서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작가는 고야가 모순적이고 불연속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독창적인 화가였지만

18세기 후반 사라고사에서의 화가 지망생 시절부터

마드리드의 아카데미 정식회원이 되기까지를 살펴보면,

자신의 독자적인 화풍을 자유롭고 비약적으로 키우려고 애쓰기보다는

시대의 화풍에 순응하고 동화하기 위해 달려갔던 출세지향주의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의 심연을 겪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계로 들어갔을 때부터

고야는 비로소 미래의 장막,

현대회화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선구자가 될 수 있었다.

고야를 평생 따라다닌

에스파냐 당대의 참혹한 현실,

즉 음모와 전쟁,

혁명과 반혁명 등이

그를 깨어 있는 시대의 증언자로 몰고 갔음을 강조한다.

에스파냐-빛과 그림자, 마드리드-사막과 초원, 거인의 그림자, 운명-검은 그림 등 4권으로 구성됐다.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