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군의 후손이자 반만년 역사를 지닌 한(韓)민족이다."
어려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우리 민족의 역사다.
그러나 단군왕검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단군신화는 고려 때 승려 일연(一然)이 쓴 '삼국유사'에서 처음으로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천제(天帝)인 환인에게는 환웅이라는 서자가 있었다.
환인은 인간 세상을 얻고자 하는 아들 뜻을 알고 천부인 세 개를 주어 가서 다스리게 했다.
환웅은 무리 3000을 이끌고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
그때 곰 한 마리가 찾아와 사람이 되기를 원하자 환웅은 쑥과 마늘을 내어주며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마라"고 말했다.
그 말을 지킨 곰은 웅녀가 되었고 환웅과 혼인하여 아들을 얻었다.
여기까지가 단군왕검 신화의 주요 줄거리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다.
단군왕검 한 사람이 1500년 동안이나 나라를 다스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는 단군이 고유명사가 아니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무당 또는 제사장이라는 뜻과 정치의 복합명사인 단군이라는 명칭이 후계자에게 대물림됐으리라는 것이다.
비록 학계 공인은 받지 못했으나
'규원사화'와
'한단고기'는
'단군세기'라 이름 붙인 1500년 동안
단군 47명이 나라를 통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주돈식 전 문화부 장관이 지은
'처음 듣는 조선족의 역사'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처음 듣는' 우리 역사가 담겨 있다.
고구려에 비해 백제 인구가 더 많았으며
고려 후기 '충(忠)'자 돌림 왕들은 몽골계 혼혈이었다는 것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정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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